태그 : 어거스트러시
2008/01/05   그곳에서 모든 일이 일어났어요, One-half Fifth Avenue
2008/01/02   어거스트 러시 (2007) - 음악으로 장식한 아름다운 동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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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모든 일이 일어났어요, One-half Fifth Avenue
나는 전설이다 (2007)
어거스트 러시 (2007) - 음악으로 장식한 아름다운 동화

저는 최근 들어 위의 두 영화를 상당히 짧은 기간 내에 보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발견한 재미있는 점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위 두 영화는 모두 주요 배경이 뉴욕시입니다.

'나는 전설이다'의 주인공 로버트 네빌 박사(윌 스미스 분)가 사는 집은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매우 가까운 3층짜리 건물입니다. 내부에는 오래 견딜 수 있는 음식들을 잔뜩 쌓아놓고, 자신이 여기에 살고 있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주변에 식초를 뿌리며, 창문과 문에는 두꺼운 쇠문을 설치하여 침입에 대비하고 있죠.

'어거스트 러시'의 주인공인 에반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느 날 밤, 우연하게 파티가 있는 건물의 옥상에서 만납니다. 아름다운 밤 하늘, 근처에는 거리의 악사 '위자드'가 감미로운 하모니카 연주를 하고 있고, 두 사람은 그 건물의 옥상에서 처음 만나 한눈에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역사적인 하룻밤을 그 곳에서 보내게 되죠.

그런데, 재미있는 점이 뭐냐고요? 바로 이 두 건물이 동일한 건물이라는 점입니다 ^^ 천재 음악 소년 에반의 부모가 처음으로 만난 곳과, 인류 최후의 생존자 로버트 네빌 박사가 사는 집이 동일한 곳이라니, 모든 역사는 바로 이 건물에서 일어났군요.



제가 뉴욕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인터넷을 통한 조사라 한계가 있고 틀린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여러 가지를 찾아 본 결과, 그 건물은 NYU, 즉 New York University 소유의 건물인 것 같습니다. 이 건물은 특이하게도, 이름이 없고 단지 건물의 주소인 One-half Fifth Avenue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더군요. (pdf 형식의 NYU 지도입니다. 지도에서 26번 건물이 바로 '문제의 건물'입니다^^)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건물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GSAS Office of Academic and Student Life가 위치하는 건물이라는 점에서, 대학교 입학과 운영에 관련된 사무실이 있는 곳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혹시 NYU 다니시는 분이 계신다면 더 상세한 정보를 알려 주신다면 무척 감사하겠습니다. ^^



그런데, 이 건물의 주소에서도 뭔가 특이한 것이 느껴지지 않나요? 아시다시피, 미국 건물들의 주소는 (번지수) (길 이름)의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리고 번지수는 자연수로 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고요. 그런데 이 건물의 주소는 One-half, 즉 1/2 입니다.

이런 특이한 점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조사한 결과, 1994년 9월 25일자의 이런 기사를 발견하였습니다. 영문 신문 기사를 읽어보시기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요약하면, 원래 건물의 주소는 7-13 Washington Square North였는데 (이것도 황당한 주소네요-_- 이 동네는 주소들이 다 왜 이모양인지;;;) Fifth Avenue 쪽에서 들어가는 새로운 입구를 만들면서 대학 관계자들은 Fifth Avenue가 들어가는 주소를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1 Fifth Avenue는 이미 그보다 위쪽에 있는 건물이 이미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보다 낮은 1/2을 어쩔수 없이 선택하였다는 난감한 이야기입니다. ^^


여하간, One-half Fifth Avenue, 저로서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 건물이 될 것 같습니다. :)
by anakin | 2008/01/05 17:47 | 영화관련 멋대로 떠들기 | 트랙백 | 덧글(0) | ▲top
어거스트 러시 (2007) - 음악으로 장식한 아름다운 동화
August Rush (2007)
감독: 커스틴 쉐리단 (Kirsten Sheridan)
주연: 프레디 하이모어 (Freddy Highmore), 케리 러셀 (Keri Russell), 조나단 라이 메이어스 (Jonathan Rhys Meyers), 로빈 윌리엄스 (Robin Williams)

(IMDb 페이지, CJ 공식 사이트)

이하 내용은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뭐, 이 영화 보실 만한 분들이라면 이미 다들 보셨으리라 생각이 들긴 하지만, 다시 한 번 언급을 하자면요... 음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필히 관람하시기를 권하는 바입니다. 근데 아직까지 상영하는 극장이 있는지는 알 수 없군요 --a



이 영화에 대한 제 느낌은 제목에 적어 놓은 대로입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마치 한 편의 동화를 보는 것처럼 환상적이며 우연에 의존하고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들 것만 같을 정도로 아름답고 황홀합니다. 욕인지 칭찬인지 모르겠다고요? ^^;;;

이렇게 생각해 보죠. 저는 이 영화에서 스토리의 개연성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결국 영화가 보여주고 싶은 건 아름답고 환상적인 음악의 매력이 아닐까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스토리가 아무리 확률 낮은 우연에 기대더라도 괜찮습니다. 음악의 아름다움을 효율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하기만 할 수 있다면 말이죠. 그리고, 이 영화는, 이런 목표를 매우 충실하게 달성해 냅니다.


역시 영화의 최고 명장면은 마지막 콘서트 장면이겠지만, 중간중간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장면이 참으로 많았던 영화입니다. 에반의 어머니의 첼로 연주와 아버지의 기타 연주가 절묘하게 합쳐지는 첫 장면, 에반이 처음으로 연주하는 음악인 부서진 극장에서의 기타 연주, 서로 부자지간인지 모른 채로 만나서 기타를 바꿔 합주하는 에반과 그의 아버지 (아 이거 정말 너무 멋져요!), 등등. 단지 시각만이 아닌, 저의 청각을 너무도 즐겁게 해 주었던 장면들입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하기 힘들 정도였어요.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 보면, 프레디 하이모어, 찰리와 초콜릿 공장 (2005) (제가 작성한 감상문, 원작과의 인물 비교글을 참조하세요)에서 '주인공이면서 의외로 기억에 남지 않는' 역할에서 꽤나 큰 발전이 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록 지휘 장면은 어설프기 짝이 없지만 (무슨 초등학교 학예회-_-도 아니고 말입니다) 기타를 두드리며, 피아노와 오르간을 치며 짓는 그 행복한 표정 하나만으로 그의 연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보면서 저도 덩달아 얼굴에 떠오르는 미소를 참을 수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로빈 윌리엄스, 제가 주로 기억하는 이 분의 이미지는 죽은 시인의 사회 (1989), 미세스 다웃파이어 (1993) 등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이미지인데, 이 황홀할 정도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서 나름대로 가장 사악한 인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역시 이야기가 이야기인지라, 아주 사악한 악당은 아니로군요. 중간에 에반이 기타를 두드리는 장면을 보고 흐뭇한 표정을 짓는 부분에서는 저런 예전 영화들에서 보여주던 따뜻함이 한껏 느껴지더군요. 만약 그를 정말 사악한 사람으로 만들려 했다면, 저 장면에서 그가 지은 웃음은 따뜻한 웃음이 아니라 그가 벌어들일 돈을 생각하며 흐뭇해 하는 뭔가 비열한 웃음이 되었어야 할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 운명적인 만남의 밤, 그의 음악이 없었더라면 에반의 부모님은 서로 얘기만 하고 지나갔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이를 반하게 할 달밤의 무드 음악, '위자드'에게 맡겨 주세요! --a



마지막으로 딴지를 조금만 걸겠습니다. 대부분의 분들께서 이미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지만, 지휘란 건 단지 박자만 맞추는 게 아닙니다. 그런 거라면 앞에 대형 메트로놈을 세워놓으면 훨씬 정확하겠죠. 지휘자는 영화로 치면 감독에 해당된다고 할까요? 한 공연의 연습 과정부터 모든 것을 조율하고 지시하는 연출자입니다. 스코어의 내용을 모두 머릿속에 입력하고 있어야 함은 물론, 연주 동안에도 모든 파트의 소리를 들으며 균형을 맞추고 원하는 사운드를 이끌어 내는 굉장히 복잡하고 섬세한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죠. 아무리 음악에 대한 천재라고 해도, 아무리 줄리아드에서 공부했다고 해도 이런 작업을 몇 달(?) 내에 쉽게 해 낼 수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 영화는 동화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허용됩니다. ^_^


사족 하나만 덧붙이면, 영화를 보고 저도 제 바이올린에 근사한 이름을 하나 붙여 주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a
by anakin | 2008/01/02 07:25 | 영화관련 멋대로 떠들기 | 트랙백(1) | 핑백(1) | 덧글(2) |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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