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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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없는 엔딩 감상] 배트맨: 아캄 기원 (2013)

스포일러 없는 엔딩 감상 시리즈 링크

배트맨: 쿨럭쿨럭, 이 게임은 대체 왜 이리 공기가 안좋은 거야? 이거 원 숨을 쉴 수가 없네.
데스스트로크: 바보야 게임에 연기 그래픽 넣느라 똥x빠지게 개발했는데 이런 장소를 많이 넣어야 하지 않겠어?
배트맨: 알았어 다음 번엔 마스크 잊지 않고 올게.

(누르면 커집니다)
이미지 출처: 2game.com



배트맨: 아캄 기원 (Batman: Arkham Origins, 이하 B:AO) pc 버전 엔딩을 보고 들었던 생각들을 순서 없이 나열하였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은 일부러 언급을 자제하였으니, 게임을 아직 안 해 보신 분들도 읽으셔도 될 겁니다 :)


Good 다소 산만했던 전작 배트맨: 아캄 시 (Batman: Arkham City)의 스토리와 달리, 이 작품은 배트맨의 기원 이야기를 매우 설득력 있게 전달합니다. 배트맨이 고담 시의 수호자로 활약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의 프리퀄로서, 이후에 배트맨의 동료 혹은 적으로 자리 잡게 되는 여러 캐릭터들과의 첫 만남과 관계의 정립을 상당히 설득력 있게 풀어 내 줍니다. 전작은 스트레인지와 조커 사이에서 플레이어를 헛갈리게 하였는데, 아캄 기원은 큰 줄기를 잘 따라 가는 편입니다.

Good 그리고 또 한 가지 이 작품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탐정 퍼즐들. 기존에 비해 훨씬 확장된 탐정 퍼즐들은 배트맨이 그냥 돈만 많은 싸움꾼이 아니라, 필요할 때엔 머리를 쓸 줄 아는 캐릭터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사건 현장에서 모은 단서를 토대로 일어났던 일들을 재구상하여 돌리는 구성은 아주 재미있습니다.

Good 새로 추가된 각종 그래픽 효과는 눈을 매우 즐겁게 해 줍니다.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안개와 연기, 그리고 소복히 내린 눈 위를 걷는 캐릭터들이 만드는 현실감 있는 발자국 등은 정말 멋지죠.

Good 개성 넘치는 등장 캐릭터들과 악당은 여전히 매우 잘 쓰여져 있고, 그래픽적인 디자인과 성우분들의 연기는 여전히 빼어납니다.

Bad 새로운 성우들의 연기가 정말 훌륭하긴 하지만, 시리즈 내내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의 성우가 달라지면서 생긴 이질감은 좀 아쉽기는 합니다.

Bad 제가 전작과 바로 이어서 해서 더욱 그런 부분도 있지만, 그냥 전작에 있던 것을 다시 그대로 쓴 것 같은 부분들이 너무 많은게 아닌가...싶은 생각도 조금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접착제 수류탄은 얼음 총과 너무 똑같은데 왜 그렇게 바꾼 건지 모르겠네요;;;

Bad 뭐 이건 저처럼 스팀 수행과제에 목숨거는 이상한 놈들에게만 문제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왜 수행과제를 분명 달성했는데 스팀에 안 뜨는 버그가 있나요? 스팀 게시판을 찾아보면 여러 사람이 불평하는 것으로 보아 저만의 문제는 아닌 듯 합니다. DLC에서 Activist tag와 얼어 있는 민간인을 모두 찾으면 주어지는 수행과제 두 개와, Worst Nightmare 트랙을 끝냄으로 인해 받았어야 하는 수행과제 두 개가 안 떴습니다. 이런 부분에 신경 안 쓰는 사람들에게는 별 상관 없겠지만, 저처럼 1%를 올리기 위해 몇시간을 투자하는 데에 익숙한 사람에게 있어서 이는 치명적인 단점이죠.

Bad 불평을 시작한 김에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Worst Nightmare 트랙은 주어진 과제를 차례대로 수행하여야만 달성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과제는 총을 들고 있는 적들을 하나하나 해치워야 하는 포식자 맵 (Predator map)에서 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 트랙의 상당수는 스토리 모드에 나오는 포식자 맵에서만 인정이 되고, 스토리 모드 포식자 맵은 한 번 클리어하면 다시는 도전할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처음부터 신경쓰며 플레이하지 않으면 후반 가서 절대로 클리어 할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역시나 저처럼 수행 과제에 목숨 거는 사람들에게만 불평일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냥 디자인에 신경을 별로 안 쓴 듯 합니다.

Bad 아캄 기사를 해 본 후 하나 추가합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바로 메뉴로 갈 수 있는 아캄 기사와 달리, 이 아캄 기원은 온갖 개발사 상표와 하드웨어 회사의 마크들을 본 후에나 게임 메뉴를 볼 수 있습니다. 남은 스팀 어치브먼트에 도전하면 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가볍게 한 번 실행하기가 어려운 관계로 도전 의욕이 더욱 꺾였던 것 같습니다.


한 줄 요약 배트맨의 프리퀄 스토리는 탄탄하지만, 나머지는 크게 나아진 부분이 없으며 여러 자잘한 버그와 이상한 도전 과제 디자인이 저의 신경을 긁은 애매한 작품.


사족: 이 작품을 플레이하게 된 주 이유는 최근에 시작한 배트맨 아캄 시리즈 복습을 위해서입니다. 버그들 때문에 남은 수행 과제를 열심히 하고픈 생각이 별로 없는데, 마지막 작품인 아캄 기사를 복습하며 틈틈이 해보는 식이 될 것 같네요.

핑백

  •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 나의 스팀 플레이사 돌아보기 in 2020 - 11위 배트맨: 아캄 기원 2020-06-28 06:03:30 #

    ... 쓰는 시점에서의 숫자들입니다) 플레이 시간: 65 시간 순위: 11 엔딩 도달 여부: 2회 달성 스팀 어치브먼트: 41/60 (68%) 소감: 첫 엔딩을 보고 나서 적었던 스포없는 엔딩감상이 여기에 있고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실 저기에 대부분 적어 놓은 것 같습니다. 시스템 적으로는 아캄 시 (Batman: Arkham City)에 비해 너무 발전된 ... more

  •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 [스포일러 없는 엔딩 감상] 배트맨: 아캄 기사 (2015) 2020-07-20 05:18:02 #

    ... 골수 팬들은 위 비밀을 상당히 싫어하는 듯 합니다. 저같은 날라리(?) 팬에게는 사실 큰 영향은 없었습니다만. Good 아캄 시의 DLC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한-_- 시리즈의 이단아 아캄 기원과 달리, 이 작품은 정말 전작보다 개선된 후속작이라는 느낌이 물씬 듭니다. 좀 더 항목별로 상세히 적어 보면요: Good 개선된 메인 미션/사이드 미션 선택 시스템 ... more

덧글

  • 풍신 2020/06/07 17:24 # 답글

    정말 배트맨 아캄 시리즈는 일단 컨트롤 등을 완전히 전작에서 익히면 후속작에선 편하게 한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그리 달라진 것이 없는 아캄 오리진에서...(그걸 불만으로 생각했는데 아캄 나이트에서 배트모빌 강제 조종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뭔가도 쓸데없이 귀찮아 싶었더랬죠.)

    이전엔 아무 생각 없이 진행 마지막 근처에서야 도전 과제 얻었었는데, 제 경우 아마 배트맨 시리즈에서 도전과제 얻으려면 사전에 어느 포인트에서 얻는 것을 노려야 하는 지 공략이건 뭐건 봐야 한다고 깨닫았던 것 같네요. 아마 거의 엔딩 후인지 엔딩 직전인지에서 밀린 도전 과제 클리어한다고 했는데, 결국 하나인지 두개인지는 얻지 못 해서 2회차를 했었던 것 같아요.
  • PFN 2020/06/07 18:51 # 답글

    아캄 오리진은 순전히 돈벌려고 나온 아캄시티 짝퉁이라 그런거죠.
    새로운걸 보여줄 역량은 없지만 새롭게 보여야만 하는 짝퉁의 고뇌랄까..
  • anakin 2020/06/08 02:53 # 답글

    풍신 님 // 으 후속작의 배트모빌 저도 별로였습니다;;; 이건 새로워서 나쁜게 아니라 별 재미가 없는 것을 너무 큰 비중을 갖게 넣어서 안 좋았던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저도 여러 과제들을 신경 안 쓰고 하다가 1회차에 불가능해진 상태가 되어서 New Game Plus로 2회차까지 하며 긴 시간을 투자해 얻었는데, 버그로 인해 스팀에 안 떠서 좀 많이 불쾌했던 것 같네요;;; 여튼 자잘한 버그가 참 많은 작품임은 확실합니다 (근데 큰 버그는 후속작이 더 많을수도요;;;).
    PFN 님 // 작품의 내용이나 개발 과정을 보면 빠르게 돈 좀 벌려는 의도를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듣기로는 원 개발사인 락스테디가 아캄 나이트를 개발하는 동안 다른 스튜디오에서 만들어 낸 작품이라 하더군요.
  • 김안전 2020/06/08 11:49 # 답글

    배트맨 게임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는 아캄 3연작도 해봤고, 오리진도 해봤는데 저는 오리진이 조금 더 끌리긴 하더군요. 도전과제가 짜증나는건 같지만 지역 이동이 배트윙으로 된다는 것은 장점이고, 무한 추락이니 그래픽이 깨진다거나, 특정 장소에서 걸린다거나 버그는 별로였지만, 3연작의 풍성한(?) 볼륨 보다는 이쪽이 마음에 더 들었습니다.

    성우는 약간 선입견이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본편도 좋았지만 게임 메뉴 화면의 역동성이니 처리같은 것도 제일 독특하긴 하죠. 색감 자체가 좀 회색톤이 강한게 개인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잿빛 도시의 감성을 잘살린거 같아서 말이죠.

    어차피 배트맨 게임은 WB의 승인을 받아야 되는지라, 아캄 나이트의 모빌 파트는 메가 CD로 나왔던 배트맨과 로빈의 모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놀란 영화적 기법을 얹었다고 봐야겠죠. 메가드라이브 용 배트맨과 로빈의 모험 음악이 가장 독특했던듯 해요. 한 번 들어보시길.
  • anakin 2020/06/09 13:57 #

    김안전 님 // 저도 오리진의 짧고 굵은 스토리와 구성에는 확실히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본문에는 안 적었지만 제자리에서 뱅뱅 도는 적들을 꽤 자주 본 것 같네요;;; 그리고 저도 성우들의 연기 아주 좋았다고 생각해요. 단지 다른 작품들과의 이질감이 문제일 뿐이죠.
    개인적으로 pc 이외 콘솔 게임을 접해본 적이 거의 없어서요 메가드라이브 게임은 거의 전혀 모릅니다. 말씀 들으니 한 번 찾아 들어보고 싶네요.
  • 김안전 2020/06/09 17:37 #

    https://www.youtube.com/watch?v=EDaIlrfxRnE&t=414s
    이건 플레이 영상인데 오프닝이 감각적이죠.

    https://www.youtube.com/watch?v=915k0mMK-Fo

    이건 ost인데 음악이 아주 좋아서 2020년이나 그 후에 들어도 괜찮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UdUZOyexgg

    이건 메가CD게임인데 아캄 나이트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봐야겠죠.

    참고로 제목은 똑같으나, 메가 드라이브와 슈퍼 패미컴 게임이 완전 다릅니다. 메가 CD도 마찬가지고요.

    게임은 그냥 여유 되실때 스윽 보시고 이런 느낌이구나 하시면 되고, 메가 드라이브 게임은 상당히 난이도가 있죠. 저도 팩을 가지고 있었지만 엔딩을 한번 봤던가 포기했던가 그래요. 결국 게임도 음악이 남더군요. 손맛이 남는다고 하는 사람은 리듬 게이머 외에 없을 겁니다.

  • anakin 2020/06/10 13:53 #

    김안전 님 // 말씀대로 음악이 정말 인상적이네요. 메가 cd 게임은 거의 배트모빌 게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스테이지 사이사이 들어간 꽤 긴 컷신이 특이한 것 같습니다 ^^ 흥미롭네요.
  • 김안전 2020/06/11 07:41 #

    히어로 코믹스 게임화의 양대산맥은 스파이더맨과 배트맨인데 배트맨 게임류가 대체적으로 스파이더맨 류를 압도하곤 합니다.

    마찬가지로 메가CD로 나온 스파이더맨 게임도 있는데 배트맨 게임 비슷하게 동영상(텔레비전 시리즈의 영상)을 넣었죠. 팩에 비해 음성이 들어가고 동영상을 넣을 수 있다는게 CD의 장점이었으니까요.

    슈퍼맨이 히어로 코믹스니 영상이니 원조인데 왜 없는거냐!! 하시면 슈퍼맨 게임화된 것들은... 으흐흐흐하하하하하...!!!

    여하튼 저도 배트맨 영상물도 부분적으로 좋아하지만 게임화된 것은 오리진이니 꽤 좋아하기 때문에 연속해서 덧글을 달게 되는군요.
  • anakin 2020/06/12 13:46 #

    김안전 님 // 신 매체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동영상이 많아진 것은 다소 특이한 경향이긴 한데, 사실 하드웨어의 한계는 소프트웨어의 개발 방향에 늘상 많은 영향을 미치곤 했으니 아주 낯선 현상은 아닐수도 있겠네요. 유사하게 pc에서도 90년대 다수의 cd롬 게임들이 fmv를 도입한 과거가 있으니까요.
    슈퍼맨 게임은 pc용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슈퍼맨64의 명성(?)은 저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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