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lunarsix.egloos.com



[스포일러 없는 엔딩 감상] 워킹 데드 (2012)

스포일러 없는 엔딩 감상 시리즈 링크

리: "클레멘타인, 조용히 하고 내 곁에 꼭 붙어 있거라. 아니면 게임에 실제 이런 장면이 안 나온다는 걸 사람들에게 들키고 말거야!"
클레멘타인: "근데 그거 들키면 안되는 거야?"
리: "아, 그...글쎄;;;"

(눌러도 안 커집니다;;;)



워킹 데드 (The Walking Dead) pc 버전 엔딩을 보고 들었던 생각들을 순서 없이 나열하였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은 일부러 언급을 자제하였으니, 게임을 아직 안 해 보신 분들도 읽으셔도 될 겁니다 :)


Good 좀비를 소재로 한 많은 게임들이 끝없이 몰려오는 좀비를 다양한 무기로 화끈하게 때려잡는 액션성이 강한 게임이 많았죠 (그냥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것만 해도 레프트 4 데드, 데드라이징, 데드 아일랜드, 데드 스페이스 등등). 하지만 워킹 데드는 만약 좀비 아포칼립스가 진짜 벌어진다면 이는 산탄총과 둔기로 신나게 좀비들을 때려잡는 놀이가 아니라, 생활의 모든 것이 바뀌고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을 잃게 되는 고통과 어려움의 시기가 될 것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해 줍니다.

Good 그리고 이는 지금까지 어떠한 게임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 이입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니 여기서는 언급할 수 없지만, 정말 게임 내내 '아아...'하며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게 되는 장면들이 숱하게 나옵니다. 이런 장면들을 정말 가슴에 와 닿게 하는 작가들의 필력은 정말 놀랍습니다.

Good 이러한 것들을 플레이어에게 정말 와 닿게 하는 게임 디자인은 정말 훌륭합니다. 우선 이 게임은 지금까지 텔테일이 집중해 왔던 순수 포인트-앤-클릭 어드벤쳐가 아닙니다. 그러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부분도 존재하지만, 게임의 메인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하는 말들과 긴급 상황에서의 선택들입니다. 이는 또 많은 경우 시간 제한이 있고, 세이브와 로드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구조 때문에, 실제 상황처럼 빨리 생각해서 본인의 입장을 골라야 하고, 이 선택은 세이브 게임을 바로 불러와서 바꾸는 것이 어렵습니다 (마지막 세이브 포인트부터 완전히 다시 하는 방법밖에 없죠).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선택에 '정답'은 없고,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후속풍은 이후에, 또는 게임 내내 플레이어의 이야기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는 정말 플레이어에게 선택의 중압감을 절실히 느끼게 합니다. 게임을 하면서 이런 압박감을 느껴본 것이 과연 있긴 했나 싶더군요.

Good 덧붙여, 플레이어의 감정 이입을 더욱 강하게 해 주는 것은 각자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 잘 설정된 캐릭터들이죠. 그리고 그들의 성격을 표현하기 위한 성우분들의 연기는 대체로 훌륭합니다. 조금 거슬리는 몇 명이 있긴 한데, 그런 단점은 두 메인 캐릭터인 리와 클레멘타인의 성우분들의 엄청난 연기로 인해 모두 커버됩니다. 특히 클렘의 성우 분의 연기는 정말 숱한 게임을 다 뒤져 봐도 이 정도의 품질은 찾기 힘들 정도의 명 연기라 생각합니다.

Good 미국 풍의 그래픽 노블의 그림체를 연상시키는 거친 선이 많이 보이는 특이한 셰이딩 기법은, 거칠고 암울한 워킹 데드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에 잘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Bad 저는 pc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로 진행하였는데, 가끔 캐릭터가 벽에 걸려서 이동에 불편이 있습니다. 하지만 컨트롤러로 한다면 이는 훨씬 덜 문제가 될 것 같네요.

Bad 음악이 많은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용하고 음산한 게임의 배경을 오히려 더 잘 살려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Bad 단점을 찾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_- 위에 적은 것들도 솔직히 단점이라 하기 보다 꼬투리 잡기에 불과한 것을 보시면 알 수 있겠죠. 꼬투리 잡기는 물론 이번 단점도 포함하겠고요;;;

Good 마지막으로, 클렘은 귀엽습니다 --a


한 줄 요약 플레이어를 게임 세계에 몰입시키고, 선택에 대한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게 하는, 지금껏 어느 작품에서도 찾기 힘들었던 진정 극적인 감정 이입을 느낄 수 있는 대작.

핑백

  •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 [링크] 스포일러 없는 엔딩 감상 시리즈 2012-12-15 04:48:59 #

    ... 르 (2011) 흔치 않은 시스템을 지닌, 묘한 재미를 지닌 독특한 탐정물로, 안타깝지만 '새로운 것'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 The Walking Dead / 워킹 데드 (2012) 플레이어를 게임 세계에 몰입시키고, 선택에 대한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게 하는, 지금껏 어느 작품에서도 찾기 힘들었던 진정 극적인 감정 이입을 느낄 ... more

  •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 나의 스팀 플레이사 돌아보기 in 2019 - 걷는 시체들 2019-02-26 12:54:01 #

    ...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의 숫자들입니다) 플레이 시간: 28 시간 순위: 42 엔딩 도달 여부: 1-2회? DLC 소유 여부: 무 달성 스팀 어치브먼트: 48/48 (100%) 스포없는 엔딩감상 소감: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ㅠㅜ 개발사 텔테일 게임스의 첫 초대박히트작 걷는 시체들(또는 워킹 데드)의 첫 시즌입니다. 당시로서는 정말 획기적인 게임 디 ... more

덧글

  • asdfge 2012/12/24 16:17 # 삭제 답글

    지난 4월에 에피소드1 데모를 해보고 흠 키보드 마우스 전용의 어드벤처 게임 장르를 콘솔용 컨트롤러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흡사 FPS 장르의헤일로 같은 상황과 같죠) 하지만 뭐 다른 게임이 급해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가(물론 해외의 호평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무려 VGA 2012 Game Of The Year 수상! 그리고 아이폰/아이패드로 에피소드1이 기간한정 무료로 풀려서 해보고 나니 전 에피소드를 결제하지 않고는 못배기겠더군요.

    어제 막 끝낸 소감은... 과연 GOTY에 부끄럽지 않은 게임입니다.
  • anakin 2012/12/25 04:21 #

    asdfge 님 // 에피소드 1만 하고서는 절대로 손을 놓을 수가 없게 되어 있는 게임이죠 +_+ 정말 비디오 게임을 통한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