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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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잘데기 없는 중간계 잡지식 - 빌보와 프로도의 관계

제목대로, 몰라도 상관 없고 알아도 쓸데 없는-_- 톨킨의 중간계(또는 미들-어쓰 Middle-earth) 관련 잡지식입니다.


빌보와 프로도는 중간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두 호빗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보통 프로도는 빌보의 조카로 알려져 있는데요, 자세히 따져 들어가면 조금 복잡합니다. 우리 나라의 촌수로 따져 보면 빌보는 프로도의 삼촌이 아니라는 말씀.

이하의 모든 정보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부록 C의 가계도를 참조하였습니다. 모든 년도는 샤이어력(Shire-reckoning)입니다.


* 일단 프로도의 아버지는 드로고 (Drogo, 1308-1380), 어머니는 프리뮬라 브랜디벅 (Primula Brandybuck, 1320-1380)입니다. 호빗들은 오늘날 풍습과 유사하게, 자식들은 아버지의 성을 따랐습니다.

드로고의 아버지는 포스코 (Fosco, 1264-1360), 포스코의 아버지는 라르고 (Largo, 1220-1312), 라르고의 아버지는 발보 (Balbo, 1167)입니다. 이 발보의 아들 중 첫째가 멍고 (Mungo, 1207-1300), 그의 아들이 벙고 (Bungo, 1246-1326), 그리고 벙고는 바로 빌보의 아버지죠.

이렇게 보면 빌보의 증조 할아버지가 프로도의 고조 할아버지가 되고, 빌보는 프로도의 7촌 아저씨가 됩니다.


*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프로도의 어머니 프리뮬라의 어머니는 미라벨라 투크 (Mirabella Took, 1260-1360), 미라벨라의 아버지는 "나이든 투크 (Old Took)" 게론티우스 (Gerontius, 1190-1320)죠. 게론티우스는 별명대로, 매우 오래 살면서 많은 자손을 두었는데, 딸 벨라도나 (Belladonna, 1252-1334)가 벙고와 결혼했고, 그렇게 나온 아들이 바로 빌보죠.

이렇게 보면 빌보의 외사촌(키르난 님의 지적으로 수정합니다) 이종 사촌의 아들(이를 지칭하는 '외당질'이라는 생소한 용어;;;가 있습니다)이 프로도가 되는 거죠. 이쪽의 촌수는 5촌으로, 위에서 본 아버지 쪽 보다 이쪽이 더 가깝습니다.


* 보너스로, 원정대에 합류하는 메리와 피핀이 있죠.

메리의 풀 네임은 메리아독 브랜디벅 (Meriadoc Brandybuck). 아버지는 사라독 (Saradoc, 1340-1432), 어머니는 에스메랄다 투크 (Esmeralda Took, 1336)입니다.

피핀의 풀 네임은 페레그린 투크 (Peregrin Took). 아버지는 팔라딘 2세 (Paladin II, 1333-1434), 어머니는 에글라틴 뱅크스 (Eglatine Banks)입니다.

여기서 팔라딘 2세와 에스메랄다는 남매로, 메리와 피핀은 서로 상당히 가까운 사촌 지간이죠. 그리고 이 남매의 아버지는 아달그림 (Adalgrim, 1280-1382), 아달그림의 아버지는 힐디그림 (Hildigrim, 1240-1341), 힐디그림의 아버지는 바로 이 모든 이들의 공통 조상이 되는 "나이든 투크" 게론티우스입니다.

그렇기에 메리와 피핀에게 있어 프로도는 7촌 아저씨, 빌보는 6촌 할아버지라 할 수 있겠죠.


* 참고로, 각각 호빗의 출생 년도는:
빌보 1290
프로도 1368
샘 1383
메리 1385
피핀 1393

년입니다. 원정대의 네 호빗 중 프로도가 가장 나이가 많고, 샘과 메리가 나이가 비슷하고, 피핀이 가장 어립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메리 (도미닉 모나한 Dominic Monaghan, 1976년생)와 피핀 (빌리 보이드 Billy Boyd, 1968년생) 역을 맡은 배우들이 프로도 (일라이저 우드 Elijah Wood, 1981년생) 역을 맡은 배우보다 나이가 많죠. 딱히 그들을 더 어려 보이게 하려는 노력을 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참고로, 샘 (션 애스틴 Sean Astin, 1971년생) 역의 배우 역시 우드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x나 쓰잘데기 없었다고요? 제 생각에도 그렇습니다-_-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온갖 설정을 다 정해 놓은 톨킨은 희대의 천재일까요, 아님 시간이 남아돌았던 희대의 잉여일까요?

혹 생각나는 게 또 있으면, 더 많은 쓰잘데기 없는 중간계 잡지식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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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헬베스 2012/11/27 10:26 # 답글

    밸리에서 보구 들어와 잘읽고 갑니다!
    간단명료한 관계라기보단 좀 길고 길지만 어째껀 혈연이군요 ㅋㅋ
    넷중에 프로도가 젤 나이가 많았다니.. 그건 좀 충격이네요 ㅋ
  • Bluegazer 2012/11/27 10:31 # 답글

    벙고 입장에서 처조카랑 5촌 당질이 결혼하면서 족보가 좀 꼬였군요 ㅋㅋ 이런 것도 일종의 겹사돈이라고 해야 하려나요?
  • 2012/11/27 11: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키르난 2012/11/27 11:19 # 답글

    밸리에서 보고 들어왔습니다.+ㅅ+ 저렇게 꼬인 족보지만 가까운 친족간 결혼은 아니라는게 또 신기할 따름이네요. 그런데 빌보와 프로도의 외가쪽 관계에서 빌보의 외사촌...이 아니라 빌보의 이종사존 아들이 프로도가 되는 게 아닌가요? 빌보 어머니와 프로도 외할머니가 자매지간이니 말입니다.
  • anakin 2012/11/27 12:01 # 답글

    헬베스 님 // 영화에선 실제 프로도(역의 배우)가 가장 어린게 맞으니까요 ^^ 혼동하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지요.
    Bluegazer 님 // 네 덕분에 빌보와 프로도는 7촌이면서 동시에 5촌 사이인 관계가 되었네요 ^^
    우냥우냥 님 // 사실 소설을 볼 때도 이 부분은 안 봐도 별 상관이 없죠. 그래서 제목에도 '쓰잘데기 없는'이 붙어 있잖아요 ^^;;; 단지 톨킨이 디테일 덕후라서 이런것까지 다 만들어 놓았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_=
    키르난 님 // 헉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_+ 명백한 제 실수네요;;;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노아히 2012/11/27 12:08 # 답글

    제가 어렸을 때 해적판인 반지 전쟁으로 반지의 제왕을 읽다, 샘이 프로도한테 '아저씨'라고 부르면서 존대하는 걸 봐서 샘이 프로도 조카뻘 되는 애고 훨씬 어리다는 걸 알고 있다가, 영화에서 프로도에 비해 푹 삭은 샘을 보고 처음에 '저게 뭐야!! 나의 쌔믄 이렇지 않다능~~!!'을 외치며 뿜었죠.... 아무리 봐도 프로도가 작품 내에서의 연령상 샘 비슷한 얼굴 연령이어야 하고, 샘이 프로도 정도의 안면 연령을 보여줬어야 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ㅋㅋㅋ
  • 에반 2012/11/27 14:37 # 답글

    우왕 잘 읽고 갑니다 ㅜ정리하시느라 수고하셨어요 ㅜanakin님 같은 분들 덕분에 반지팬이 즐겁습니다!! 이런 포스팅 읽을수록 톨킨옹의 위대함에 놀라게 되요...철저한 양반같으니...하긴 언어를 하나 만드실 정도니까 할 말 다했죠 허허
  • 잠본이 2012/11/27 20:44 # 답글

    톨킨옹은 고대어덕후에 연표덕후만 했나 했더니 가계도 덕후질도 했군요(...)
    뭐 어차피 서양애들은 촌수같은건 안 따지니까 7촌도 5촌도 직계가 아니면 다 uncle(...)이지만;;;
    (디즈니 만화에서 도날드 삼촌인 스크루지를 도날드가 입양한 조카들도 그냥 uncle로 부르고 기타등등)
  • anakin 2012/11/28 03:09 # 답글

    노아히 님 // 프로도를 동안 미소년으로 만든 영화 제작자들의 농간입니다 ^^ 소설에서 실제 모험을 떠날 때는 50대 아저씨인데 말이죠;;;
    에반 님 // 즐겁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톨킨의 세계는 정말 파고 또 파도 끝없는 깊이가 있어서 재미있어요.
    잠본이 님 // 그가 만들어 놓은 디테일을 보면 매번 놀라 자빠질 정도입니다 @_@ 그리고 말씀하신 게 맞죠. 서양 애들은 친척들은 다 엉클/앤트, 커즌 아니면 조카이니 뭐 굳이 따져야 하나 싶기도 한데, 그래서 이 글의 제목에서 "쓰잘데기 없는" 지식이라 명시하기도 했고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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