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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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작 완료후 다시 감상하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 - 놀런의 '브루스 웨인 3부작'의 환상적인 결말

The Dark Knight Rises (2012)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Christopher Nolan)
작가: 조나단 놀런 (Jonathan Nolan, 스크린플레이), 크리스토퍼 놀런 (Christopher Nolan, 스크린플레이, 스토리), 데이빗 S. 고여 (David S. Goyer, 스토리), 밥 케인 (Bob Kane, 캐릭터)
출연: 크리스챤 베일 (Christian Bale), 톰 하디 (Tom Hardy), 앤 헤더웨이 (Anne Hathaway), 조셉 고든-레빗 (Joseph Gordon-Levitt), 마이클 케인 (Michael Caine), 게리 올드먼 (Gary Oldman), 마리옹 코티야 (Marion Cotillard), 모건 프리먼 (Morgan Freeman)
상영시간: 165분

(IMDb 페이지)

(출처: IMDb)



배트맨 비긴즈 (2005) 감상
다크 나이트 (2008) 감상


이하 내용은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제목에 명시한 대로, 3부작 모든 편과 관련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영화 세 편을 본 후 읽으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 처음 배트맨 비긴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언급했던 거지만, 놀런의 이 영화 시리즈는 배트맨 3부작이 아닌, 브루스 웨인 3부작이라고 하는 쪽이 훨씬 사실에 가까울 듯 합니다. 이 3편에서는 특히 이 점이 더 두드러지는데, 영화 시작에서는 배트맨은 은퇴한 상태고, 고든과 블레이크의 설득, 그리고 셀리나의 도둑질 등으로 인해 다시 복귀하게 되죠. 그러나 그것도 잠시, 베인의 압도적인 힘에 밀려 배트맨으로 활약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고담시는 이제 고든과 블레이크의 활약으로 겨우 연명하는 상태로 넘어가게 됩니다. 고든과 블레이크 역시 강인한 의지와 곧은 심지를 지닌 인물들이지만, 역시 자금력에서 배트맨과 비교할 수가 없죠. 네? 배트맨이 강한 건 그것 때문이 아니라고요? --a



* 위에서도 살짝 언급한 거지만, 이 작품에서 베인이 보여주는 포스는 무시무시합니다. 처음 등장에서 비행기를 완전히 날려버리는 황당한 작전도 그렇지만, 나오는 장면마다 보여주는 놀라운 힘과 격투 기술은 배트맨이 보여주는 기술을 압도합니다. 결정적으로 하수도에서 처음 갖게 되는 배트맨과의 1대 1 대결, 여기서 베인은 배트맨과의 싸움에서 그냥 이기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배트맨을 박살내 버리죠. 배트맨은 여기서 정말 개처럼 두들겨 맞고, 결정적으로 허리도 나가서 전투는 커녕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그런 상태로 지상의 지옥이라는 바로 그 감옥에 갇히게 된 브루스를 보면서 정말 절망적이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부러진 배트맨 가면을 집어드는 베인의 모습과, 브루스에게 언제 죽어도 되는지 친절히(?) 알려주는 그의 대사는 베인의 힘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Bane: When Gotham is ashes, you have my permission to die.
베인: 고담이 잿더미가 된 다음, 죽어도 좋다.

(출처: knowyourmeme. 누르면 커집니다)




* 그러나 계곡이 깊을수록 봉우리가 높다고 했던가요.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브루스는 고담시를 구하기 위해 다시 일어서게 되고, 목숨을 건 도약을 통해 감옥에서 탈출하게 됩니다. 그리고 중간 과정이 생략;;;된 채로 다시 고담시에 뿅 하고 나타나죠 --a 여기서부터 도시 전체를 완전히 장악한 베인에 대항하는 매우 어려운 싸움이 시작되고, 그 힘든 장애물을 하나하나 극복하는 그 과정에 관객은 정말 환호하게 됩니다.



* 베인 역을 맡은 톰 하디에 대해 잡설 조금. 인셉션에서의 임스는 키는 좀 컸지만 딱히 근육맨의 인상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뭐 이 영화에서는 완전 뭐 근육 덩어리네요. 거기다가 가면을 쓰고 머리도 밀고 목소리도 요상하게 나오니, 정말 같은 배우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였습니다 @_@

그나저나 얼굴의 대부분을 가리고 연기를 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눈빛만으로도 차갑고 냉철한 괴수 베인의 느낌을 훌륭히 전달해 준 하디의 연기에 대해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 아쉬운 것은 베인이 정리되는 부분이 너무 간단하다는 점일 듯 싶네요. 열라 무시무시한 어둠의 자식처럼 나오다가 갑자기 "사실 어둠의 자식은 니 옆구리에 칼 꼽은 쟤고, 나는 그냥 쟤 꼬붕이야"라고 한 후 갑작스레 쳐들어온 셀리나에게 대포맞고 사망ㅠㅜ 베인, 그는 착한 소아성애자충성스런 부하였습니다-_- 앞에서 보여줬던 압도적인 포스는 다 어디간 건가요...

아무래도 베인과 탈리아와의 관계가 공개되는 것이 거의 막판이라, 둘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묘사해 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더군요. 떠나가는 탈리아가 베인에게 하는 작별 인사도 상당히 차갑게만 느껴졌고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의 과하게 빠른 페이스는 영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 이번 편에서 블레이크와의 대화에서 나오고, 또 1편에서도 알프레드와의 대화 중 나오는 배트맨은 하나의 상징이라는 이야기에 대해 골똘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배트맨이 고담시에 '배트맨'으로 복귀하여 하는 가장 첫 일은 다리 위에 박쥐 모양 마크에 불을 붙이는 일입니다. 물론 귀공자 브루스 웨인이 이따위 천한 일을 직접 할 수 없기에, 이런 일을 시키기에 가장 적임자인 고든을 구하는 일이 선행되죠 (당연 농담입니다;;;). 시민들의 안전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폭탄 제거는 묘하게도 고든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시민들, 그리고 경찰들을 선동하여 도시를 위협하는 베인에 대항하여 패싸움을 하는 현장으로 가죠. 배트맨이 벌건 대낮에 등장하는 거의 유일한 장면이지 않나 싶은데요, 이는 시민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상징으로서의 역할을 위한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도시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또는 희생하는 것처럼 보이는) 절대적인 행위로 인해 상징으로 남고 싶은 브루스의 소원은 성취되고, 배트맨은 이제 동상으로 고담시에 크나큰 상징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 마스터 콰이곤, 포스의 힘으로 죽음의 세계에서 돌아오는 방법을 완벽히 터득했군요...가 아니라! --;;; 리암 니슨의 카메오 출연은 정말 반갑더군요 ^^ 이 장면과 더불어 탈리아의 대사를 보면 코믹스의 설정과는 달리 영화판의 라즈(혹은 레이쉬) 알 굴은 불멸의 존재는 아닌 것 같네요.



* 이 영화에 등장하는 브루스 웨인의 두 명의 연애 대상, 셀리나 카일과 미란다 테이트. 실제 원작 배트맨 코믹스에서 캣우먼과 탈리아 알 굴은 배트맨의 연애 상대로 등장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판의 탈리아의 경우 정말 브루스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원자로에 대한 접근을 하기 위한 계략이었다는 쪽이 더 맞을 것 같네요. 여하간 인셉션에서 코티야가 등장할 때마다 느끼게 되는 공포 분위기 덕에 이 영화를 보면서도 미란다가 나오면 어딘지 모르게 좀 겁이 나더군요.


* 흠 근데 영화 내에서 셀리나 카일을 캣우먼이라고 부르는 장면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그녀가 캣우먼이라는 것을 절대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요. 셀리나는 뛰어난 신체적인 능력과 함께, 자신의 미모와 여성스러움을 정말 십분 활용할 줄 아는 똑똑한 캐릭터고, 그런 부분이 참 마음에 들더군요. 배트포드를 탔을 때의 그 뇌쇄적(?)인 비주얼에 대해서는 뭐 굳이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아도 누구나 비슷한 느낌을 받았으리라 생각됩니다 (*-_-*) 고글을 머리 위로 올리면 생기는 고양이 귀는 정말 뛰어난 디자인 센스고요.



* 엔딩에 대해 불평하시는 분들도 일부 보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마음에 드는 엔딩이었습니다. 브루스는 알프레드가 원하던 대로 고담 시에서는 죽은 것이 되었고, 이제 고통스럽던 고담 시에서의 생활을 뒤로 한 채 이름모를 외국에서 속편하게 연애질^^이나 해 댈 수 있게 되었고, 그리고 그 사실은 알프레드가 원하던 바로 그 방식으로 알프레드에게 전달이 되었습니다. 배트맨은 브루스가 원하던 대로 고담 시에서 정의와 희망의 상징이 되어 동상으로, 또 배트맨의 대체 선수(?)인 블레이크로 이어지게 되었죠. 셀리나는 돈 많은 남자친구를 만들었고 클린 슬레이트 프로그램도 손에 넣었으니 과거를 청산하고 잘 살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되고요.

영화 내 이야기의 여러 매듭을 이보다 더 깔끔하고 감동적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멋진 엔딩이었습니다.


* 거의 유일하게 정리가 안 된 매듭으로는 크레인 박사, 허수아비 씨가 있을 거 같네요. 3부작 모든 영화에서 등장하는 그는 이번에도 인민 재판의 판사로 깜짝 등장을 합니다만, 결과적으로 그의 역할은 모든 사람을 얼어붙은 강 위로 추방하는 것밖에 없습니다-_- 배트맨이 시민들의 봉기를 유도하고, 베인의 계획의 배후들이 모두 정리된 후, 크레인 박사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네요. 아마 약삭빠른 악당답게 어딘가 잘 빠져나가서 뭔가 또 나쁜 일을 꾸미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영화 내에서 정리가 안 되는 매듭을 하나 더 꼽자면, 조커가 있겠죠. 하지만 이건 실수가 아니라, 놀런 감독의 이전 인터뷰에서, 영화 내에 조커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히스 레져에 대한 애도의 뜻이며, 의도적인 결정이었다고 한 바 있습니다.


*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3부작의 길이가 갈수록 길어지네요 =_= 무려 165분의 긴 상영 시간에, 배트맨이 아닌 브루스 웨인이 주인공인 영화다 보니, 지루함을 토로한 분들이 꽤 되었던 것 같습니다ㅠㅜ 뭐 저는 브루스의 몰락과 재기의 과정을 즐겁게 보았습니다만.


* 그래서 이야기의 결론은, 예쁜 여자친구를 얻기 위해서라면 어머니의 진주 목걸이 정도는 선물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고로 돈 많은게 짱이다!

...네? 그게 아니라고요? --;;;



* 찬양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런!



* 마지막 보너스로... 인셉션(2010)과 겹치는 출연진을 한 번 정리해 보죠. I: 인셉션, B: 배트맨 시리즈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런 - I, B: 감독, 작가
조셉 고든-레빗 - I: 아더, B(3): 존 블레이크
톰 하디 - I: 임스, B(3): 베인
켄 와타나베 - I: 사이토, B(1): 라스(코믹스에서는 레이쉬?) 알 굴
킬리안 머피 - I: 로버트 피셔, B(1, 2, 3): 조나단 크레인 / 허수아비
마리옹 코티야 - I: 말, B(3): 미란다 테이트
마이클 케인 - I: 마일스, B(1, 2, 3): 알프레드

이 정도니 인터넷에 이런 그림이 돌아다니는 거겠죠? -->

그리고 크리스챤 베일은 인셉션에는 안 나왔지만 역시 크리스토퍼 놀런이 감독하고 작가로 참여한 프레스티지(2006)에 마이클 케인과 함께 출연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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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잠본이 2012/09/09 16:34 # 답글

    모친이 진주목걸이 물려주지 않으면 결혼도 못하는 더러운 세상! (뭔소리여)
  • anakin 2012/09/09 23:34 #

    잠본이 님 // 헐 정말 그러네요 흑흑ㅠㅜ 덧붙여, 2편에서 레이첼이 브루스 대신 하비 덴트를 선택한 것도 브루스가 진주 목걸이를 주지 않아서죠. 편집된 미공개 영상을 보면, 레이첼의 편지에 설명이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_-;;;;;;;;;;;;
  • 시무언 2012/09/10 08:05 # 삭제 답글

    만약 블레이크 주연으로 배트맨 후속작이 나오면 악역이 스케어크로우가 되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커의 경우는 소설에서 약간 얘기가 나오는데 아캄에 수용되어있다가 고담에 난리가 났을때 그냥 사라졌다는군요.
  • anakin 2012/09/10 11:43 #

    시무언 님 // 흠, 크레인 박사는 주 악역이 아니더라도, 최소 카메오 정도로는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까지 그가 3부작에 나왔던 역할들을 보면 그 쪽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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