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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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작 완료후 다시 감상하는) 배트맨 비긴즈 (2005) - 장엄한 시작, 그리고 풍부한 밑떡밥;;;

Batman Begins (2005)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Christopher Nolan)
작가: 밥 케인 (Bob Kane, 캐릭터), 데이빗 S. 고여 (David S. Goyer, 스토리, 스크린플레이), 크리스토퍼 놀런 (Christopher Nolan, 스크린플레이)
출연: 크리스챤 베일 (Christian Bale), 마이클 케인 (Michael Caine), 리암 니슨 (Liam Neeson), 게리 올드먼 (Gary Oldman), 모건 프리먼 (Morgan Freeman)
상영시간: 141분

(IMDb 페이지)

(출처: IMDb)



이하 내용은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제목에 명시한 대로, 3부작 모든 편과 관련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영화 세 편을 본 후 읽으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 사실 저는 배트맨 비긴즈(이하 비긴즈)의 감상문을 이미 제 블로그에 작성한 바 있습니다. 헌데, 비긴즈는 (당시 제가 미친듯이 빠져 있었던 **주1**) 스타워즈 에피소드 3와 함께 개봉했고, 당시 저는 배트맨의 세계관에 대해 정말 개뿔도 모르는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리암 니슨이 나오면 자꾸 콰이곤이 먼저 생각나고, 그림자 동맹(League of Shadows)과 신념적으로 대립하는 배트맨의 자세가 얼마나 원래 세계관과 일치하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영화를 이해하는 데에 장애물이 많았죠.

뭐, 지금도 솔직히 배트맨의 세계에 대해 잘 안다고는 절대로 할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그림자 동맹의 우두머리의 이름이 영화에서 나올 때 마다 좀 불편하게 헛기침을 할 정도까지는 알게 되었다고만 말씀드리죠.



* 다시 보면서 새삼 느낀 건데, 이 삼부작은 정말 배트맨이 주인공인 액션 영화 시리즈가 아니라 브루스 웨인이 주인공인 심리 드라마 영화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비긴즈 역시 초반 정말 긴 시간을 브루스 웨인의 방황과 성장, 그가 마스크를 쓰게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설명에 투자하고 있죠.

물론 뒷 부분에서 텀블러(=배트...탱크?)가 나오는 추적신 등등의 액션 신들이 분명 있지만, 이 부분들까지도 단순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배트맨이 된 브루스 웨인의 업적들, 그리고 이런 것들이 훗날 배트맨이라는 '상징'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될 수 있었던 계기를 더욱 또렷이 보여주기 위한 장면들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 그리고 3부작을 모두 본 후 다시 1편을 감상하게 되니, 후속작들, 특히 3편에서 등장하는 여러 대사와 장면들이 이미 1편에 밑떡밥으로 든든하게 깔려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가장 큰 떡밥은 듀카드가 브루스를 훈련시키는 중, 복수와 분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일 듯 하네요. 여기서 듀카드는 자신이 한 때 아내가 있었고, 그녀를 빼앗겼다("She was taken from me." 으허헉 테이큰?-_-;;;)고 이야기하죠. 그리고 분노는 사람에게 큰 힘을 줄 수도, 그 사람을 파괴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에 브루스는 듀카드가 분노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멈춘 것이 무엇인지 묻고, 듀카드는 '복수'라고 이야기하죠.

이게 3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떡밥일 줄은 당시에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네요 @_@ 하지만 3편을 본 후 이 대화를 다시 듣고 있으니, 거기서 나왔던 장면들이 눈 앞에 좌악 펼쳐지는 것 같았습니다 +_+ 정말이지, 3편의 근간이 되는 모든 이야기의 가장 확실한 떡밥이 아닐 수가 없네요.


* 그리고 부모님을 잃고 겁에 질려 있는 꼬마 브루스에게 젊은 고든이 코트를 감싸주는 장면은 1편에 나온 장면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었군요. 역시 3편을 처음 보았을 때는 기억하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이 때의 좋은 기억이 어린 브루스의 가슴에 남아, 처음 복면을 쓰고 함께 고담 시의 구원을 위해 싸울 동료로 고든을 선택한 것일까요? 아님 우연의 일치일까요? 아님 나중에 혹시 자신의 정체를 알려 줄 일이 있을 때 멋없게 이름을 딸랑 내뱉는 것보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힌트로 언급하면서 뭔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일까요? (레이첼에게 자신의 정체를 이야기 할 때처럼 말이죠)



* 별로 영화 내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아니지만, 베일의 허스키 음성으로 "I'm Batman"을 간만에 다시 들으니 참 재미있네요 ^^ 3편과 달리 알프레드와 그의 위트 넘치는 대사가 많이 등장하는 것도 좋고요. 영화 전체를 통틀어 알프레드와 폭스 두 할배만큼 능수능란한 언어유희를 구사하는 캐릭터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케이티 홈즈가 아무래도 매기 질렌할보다 예쁘게 나오는 거 같습니다. 연기력이나 극중 활약만을 따졌을 때는 질렌할 쪽이 좀 더 나은 것 같긴 합니다만;;;

그리고 마지막 배트 시그널 앞에서 배트맨이 "Nice."라고 했을 때 왜 고든이 "I couldn't find any mob bosses."라고 대답했는지, 그 응답의 의미를 정말 여러 번 본 후 뒤늦게 이해했습니다. 저는 정말 바보인 걸까요-_-


(3부작 완료후 다시 감상하는) 다크 나이트 (2008) 글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주1** 제가 당시 스타워즈 에피소드 3에 얼마나 빠져 있었는지 궁금하시면, 들을 살짝 살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제가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무지 좋아하긴 합니다만, 짧은 개봉 기간 동안 (그것도 디지털 상영 기간 동안만) 한 영화를 세 번씩 찾아가서 보는 경우는 저에게 있어서도 흔한 일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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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잠본이 2012/08/30 21:14 # 답글

    테ㅋ이ㅋ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멋진 리암니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멋진 신호등이군."
    "묶어놓을 갱단 보스를 찾을 수가 없어서 말이지."
    ......여러모로 센스충만한 명장면이었죠.

    라이즈에서 셀리나가 브루스에게 '곧 폭풍이 몰아칠 거다'라고 하는 장면은 비긴즈에서 뱃맨이 고든에게 같은 대사를 하는 장면을 연상케 하더군요.
  • anakin 2012/08/31 01:54 #

    잠본이 님 // 그 부분을 보면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을 듀카드가 막 머릿속에 떠오르더라고요^^;;; "하지만 나에겐 아주 특별한 능력들이 있지; 오랜 근무 기간 동안 습득하게 된 능력들 말야. (중간생략)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너를 찾아내고, 너를 죽이겠다." 테이큰 2도 기대가 됩니다 :D
    그러고 보니 말씀대로 폭풍이 오고 있다는 내용의 대사가 또 나오는군요.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후 브루스 웨인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참 적절한 말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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