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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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에드가 (2011) - 제가 예상했던 장르의 영화가 아니로군요;;;

J. Edgar (2011)
감독: Clint Eastwood
작가: Dustin Lance Black
주연: Leonardo DiCaprio, Armie Hammer, Naomi Watts 등
상영시간: 137분

(IMDb 페이지)


이하 내용은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직전에 보았던 머니볼(2011)과 함께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하는 영화였는데요, 그래서 이 영화를 볼 때에 머니볼에서는 어떻게 했었는지를 불가피하게 자꾸 생각하게 되더군요 --a


이 영화를 볼 때도 역시 후버라는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거의 디카프리오만 보고 관람하였습니다 (왜 디카프리오인지에 대해서는 머니볼 영화 감상의 주석 부분 참조). 그래서 오늘날 FBI가 갖고 있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오늘날의 정보화 전쟁의 첨병으로 활약하는 사람의 첩보물 스타일의 전기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걸 전혀 그런 영화가 아니네요 =_=

보통 한 사람의 평생을 다루는 전기라는 장르는, 무언가 뛰어나고 훌륭하고 앞서 나가는 사람의 성공 이야기를 화려하게 연출하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겉보기에 뛰어나고 훌륭하고 앞서 나갔던 사람의 더럽고 부끄럽고 감추고만 싶었던 뒷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파헤쳐 놓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부하들의 공적을 끌어오며 이루어 놓은 미디어 상의 거짓된 이미지, 몰래 뒤로 숨겨놓은 정치계의 지저분한 비밀들을 이용한 공갈 협박들, 치부인 여성 공포증과 그로 인해 끝내 이룰 수 없던 사랑 등. (영화를 본 후 뒤늦게 눈치 챘던) 영화의 캐치프레이즈들이 절절히 느껴지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후버를 욕하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를 이끌었던 것은 늘 나라에 대한 충성, 국민에 대한 충성심이었고, 이것이 과하여 다소 비뚤어진 방향으로 표출이 된 것이라는 느낌을 주고 있으니까요. 그러한 과정에서 후버라는 인물이 겪는 마음의 고민과 아픔은, 역시 디카프리오의 연기를 통해 관객에게 절실하게 와 닿게 되고, 그를 미워하지 못하게 합니다.



제가 원래 사람 얼굴 정말 기억 못하는데, 아미 해머는 나오는 순간 소셜 네트워크 (2010)에 윙클보스 형제로 나왔던 배우인 걸 알아볼 수 있더군요. 그 뭐랄까... 압도적인 '훤칠함'이 여기서도 그 빛을 발하더군요 ^^a

제가 영화 편력이 짧아, 나오미 왓츠가 나오는 영화를 정말 몇 개 못 보았는데(21 그램 (2004)킹콩 (2005) 뿐이네요), 하나하나 매우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무게감이 있는 영화들이었습니다. 여기서는 그야말로 '충성스런 비서'의 절정을 보여주는 분이 아닌가 싶더군요.


개인적으로 꼽고 싶은 영화의 명장면들은 경마장 호텔 신과 마지막 클라이드 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이에 덧붙여, 여느 영화에서도 흔하게 나오는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는 말이, 이 작품의 독특한 코드 덕에 또 다른 하나의 뉘앙스를 더 지니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떠한 사랑이든, 동등한 가치와 힘을 갖고 있다는 메세지를 말이죠. 아름답고 젊은 청춘 남녀의 사랑이나 가족애만이 찬양을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첨가하면, 머니볼에 비해 다소 느슨하고 지루한 영화였습니다. 이 작품이 특히 못 만든 건 아닌데, 머니볼이 워낙 타이트하게 이야기를 잘 풀어놓는 영화다 보니, 상대적으로 단점이 드러나 보이네요.

덧글

  • FlakGear 2011/12/21 03:24 # 답글

    보지는 않았지만 내용보니 보고싶어지네요. 런닝타임이 지루해도 인물이 연기 잘하면 왠지 몰입잘되는 편이라. 게다가 클린트 감독에 디카프리오 주연이라면 정말 딱 예상한 느낌같은 거랄까. 왠지 봐도 후회안할 것 같네요.
  • anakin 2011/12/21 03:58 #

    FlakGear 님 // 말씀대로, 이스트우드 감독 영화들이 대체로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영화들은 아니죠. 디카프리오는 역시 매우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요,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는 영화 싫어하지 않으신다면, 이 작품도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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