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lunarsix.egloos.com



DRM이 나아가야 할 긍정적인 방향

제 블로그에서 유비소프트의 악질적인 DRM에 대해서 꾸준히 비난의 글을 올렸고, 심지어 불매운동까지 제안하였다는 것을 아마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악질 DRM이 회사 측과 소비자 측 모두에게 해악만 끼치는 최악의 존재라는 제 의견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고요.


이런 DRM 전쟁에 대해 바람직한 의견을 지닌 회사들에 대한 기사가 있어, 이미 좀 지난 얘기지만 정리해 볼까 합니다.


Blizzard: DRM a 'losing battle' @ videogamer.com

블리자드의 공동 설립자인 프랭크 피어스(Frank Pearce)와의 인터뷰에 대한 기사입니다. 피어스는 크랙을 막기 위해 계속 더 강한 DRM을 개발하는 것은 개발사가 절대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 표현하면서, 스타크래프트 2의 경우, 사용자들이 스스로 정품을 사서 온라인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알찬 내용과 기능들을 제공하려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종적인 목표는, 불법 복제로 하는 것보다 정품 사용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 내는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DRM 전쟁의 경우, 회사의 한정된 개발 인원과 자원으로는, (게임을 공짜로 하고 싶거나, 단지 락을 깨는 도전 때문에 늘 존재하는) 훨씬 거대한 크래커들의 공동체에 절대 맞서 싸울 수 없다는 것이 피어스 씨의 의견이네요.

배틀넷 계정으로 한 번 등록을 한 후에는, 싱글 플레이의 경우 인터넷 접속 없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Valve brings game guides to Steam @ bit-tech.net

밸브의 디지털 판매 시스템인 스팀, 국내에서도 굉장히 많은 사용자들이 있고, 수많은 신봉자(!)들이 애용하고 있는 시스템이죠. 이런 스팀을 통해 게임 중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게임 파는 곳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프리마의 게임 가이드 시리즈를 구매하여 스팀 브라우저를 통해 온/오프라인 양쪽의 상태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기사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스팀 역시 DRM의 한 종류입니다. 같은 DRM인데, 왜 유비소프트의 DRM에는 사람들이 거품을 물고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고, 스팀의 DRM에는 신봉자들이 넘쳐 나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비소프트의 경우 정품 사용자에게까지 '상시 인터넷 접속'을 강요하면서, 모든 고객을 잠재적 도둑으로 보고 있다면, 스팀의 경우 스팀을 통한 온라인 커뮤니티, 인터넷이 끊겼을 시 오프라인 모드에서 실행, 각종 폭탄 세일 등을 통해 고객 만족에 정말 많은 신경을 써 주고 있다는 것이 확연히 보일 정도입니다.

둘 중, 소비자가 좋아할 시스템이 어느 쪽일지는,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겠죠?



Another view of game piracy @ Wolfire blog

국내 최고의 인디 게임 웹진인 Pig-Min의 mrkwang님께서 이미 매우 정리를 잘 해 주셨기 때문에 링크만 첨부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핵심 내용은, 불법 복제를 100% 막는 방법이 존재할지라도, 불법 복제가 줄어든 만큼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점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개발사에서는 복제를 막는 것이 아닌,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는 방향으로 DRM의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Sega Details Alpha Protocol DRM @ gamepolitics.com

세가의 간첩 액션 롤플레잉 게임 알파 프로토콜(Alpha Protocol)에 걸릴 DRM인 유니록:소프트앵커(Uniloc:Softanchor)에 대한 기사입니다.

여기서 간단히 요약을 하자면:

- 유니록은 등록을 위해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지만, 등록 후 게임 중에는 연결이 필요 없고, 혹시 인터넷이 전혀 없을 경우 별도의 해결책을 제시.
- 드라이브에 디스크가 있을 필요가 없음.
- 한 라이센스로 동시에 다섯 대까지의 컴퓨터에 설치 가능하지만, 설치 횟수에는 제한 없음. 그러므로 한 컴퓨터에서 설치를 제거하면 다른 컴퓨터에 다시 설치 가능함.
- 게임 판매 이후 18-24개월 이후 DRM 제거 패치 제공.

자, 사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심지어는 사후 DRM 제거 패치까지 제공하는 철저한 애프터서비스 정신을 보여주고 있군요. 사용자들에게 '불법 복제 때문에 최소한의 DRM은 걸지만, 사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에 노력했습니다'라는 정성이 눈에 보이는 것 같지 않나요?




정리하자면요,

위 기사들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DRM의 최종 목표는, 제가 늘상 주장했던 '올바른 DRM의 방향'과 동일합니다.

유비소프트의 악질 DRM은 정품 사용자에게 있어 '무조건 온라인 상태를 유지해야만 하는' 불편을 주고 있습니다. 반면, 불법 복제자들은 크랙을 기다리면, 이런 불편 없이 잘만 할 수 있죠. 정품 사용자들은 게임을 사고 싶지 않게 되고, 불법 복제는 어느 정도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만, 불편함 때문에 줄어든 소비량을 절대 메울 수 없습니다.

개발비는 늘고 판매량은 줄으니 회사는 손해, 소비자는 불편을 감수하고 해야 하니 손해, 모두가 패배자입니다.


반면, 소비자에게 이득을 주는 방향의 경우, 정품 사용자들은 자신들에게 이득을 주니 더 기꺼이 사게 됩니다. 이 이득이 매우 클 경우, 평소에 불법 복제만 쓰던 사람들의 일부도 정품을 사서 이 이득을 누리고 싶어하게 될 수도 있고요. 이렇게 되면 불법 복제 역시 어느 정도 줄어들겠죠.

개발비가 늘어나긴 하겠지만, 악질 DRM을 만들어내는 것에 비하면 적을 가능성이 높고, 판매량이 늘어나니 최종적으로는 회사에 이득, 소비자 역시 같은 가격에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으니 이득, 모두에게 더 좋은 해결책이 되었습니다.

자, 어느 쪽이 현명한 방법일지, 이 정도면 명백하지 않습니까?

핑백

덧글

  • 리퍼 2010/06/03 21:53 # 답글

    그렇습니다. 이건 어찌보면 심리게임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간단한 심리로는 사람은 거부를 하면 더 하려고 드는 성질이 있거나 반향적인 사람들이 있죠. 거부감이 들게 하기보다 슬슬 정품쪽으로 말려들게(?) 하는게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 harry1975 2010/06/05 14:55 # 삭제 답글

    이 방면에서라면 스타독(Stardock)을 빼놓을 수가 없죠... 자사가 만든 패키지 게임(올해 출시될 엘리멘탈에도 해당)에는 어떤 형태로든 DRM을 걸어본 역사가 없다는 점 등 여러 가지의 기준들을 제시하며 이런 부류의 쟁점에서 항상 돋보여온 회사...
  • anakin 2010/06/06 00:33 # 답글

    리퍼 님 // 네 정리하자면, 근절할 수 없는 부분(불법 복제)에 시간 낭비하지 말고, 득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자는 것이죠.
    harry1975 님 // 다른 회사들도 모두 DRM에 대한 스타독의 입장을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아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