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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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없는 엔딩 감상] 페르시아 왕자 (2008)

스포일러 없는 엔딩 감상 시리즈 링크

"아따 경치 한 번 죽이는구먼!"
스크린샷 출처: IGN.com


(페르시아 왕자 2008, 또는 페르시아 왕자 4로도 알려져 있는) 2008년도 페르시아 왕자 (Prince of Persia) pc 버전 엔딩을 보고 들었던 생각들을 순서 없이 나열하였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은 일부러 언급을 자제하였으니, 게임을 아직 안 해 보신 분들도 읽으셔도 될 겁니다 :)


Bad 반복되는 게임 플레이. 기존 페르시아 왕자 시리즈의 특징이었던 선형 구조를 탈피하려는 시도였을까요? 이번 작품은 크게 네 개의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지역을 지배하고 있는 적 보스 캐릭터도 넷입니다만, 결과적으로 네 지역에서 해야 하는 것들이 다소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더불어, 해야 하는 것도 비슷하고, 마주치는 적들도 비슷합니다. 보스를 제외한 부하들은 모두 똑같이 생긴 놈들이고, 보스들 역시 생긴 것과 공격 패턴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사용하는 기술들(마법으로 깨야 하는 타락 모드, 장갑으로 때려야 하는 방어 모드 등)은 똑같거든요.

역시 반복되는 게임 플레이의 범주에 들어가는 사항으로, 각 땅을 정화한 후 빛의 씨앗을 모으기 위해서는, 이미 왔던 길을 여러번 반복하여 돌아다녀야만 하는 시스템 때문에 같은 길을 여러번 왔다갔다 해야만 하죠. 이것도 분명 게임의 단점이긴 한데, 이건 다음 항목 덕분에 상대적으로 무시할 수 있었습니다. 그게 뭐냐면요...

Good 제가 해 본 그 숱한 게임 중에서 가장 그래픽이 아름다웠던 게임 중 하나입니다. 조금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래픽이 '뛰어난' 게임들은 정말 수도 없이 많죠. 특히나, 요즘 나오는 게임들은 하나같이 그래픽이 굉장한데요, 이 페르시아 왕자는 그래픽을 보고 있기만 해도 즐거울 정도로 그래픽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게임 플레이 중 온갖 건물들을 기어 올라 다니는데, 높은 탑의 꼭대기에서 땅을 정화한 후 저 멀리 내려다 보이는 장관들은 정말 최고입니다. 저를 게임 내의 경치들을 보기 위해 돌아다니게 만든 유일한 게임일 것 같습니다. 게임 내 지도를 통해 '순간이동'이 가능한데, 경치를 보기 위해 순간이동을 사용 안하고 직접 돌아다닐 정도였으니까요. 빛의 씨앗을 모으기 위한 길 왕복 작업도 아름다운 경치 덕에 덜 지루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Good 한 가지 더. 아름다운 그래픽만큼, 귀를 즐겁게 해 주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의 배경 음악 역시 강력한 매력 포인트입니다. 음악이 몇 곡 없이 다소 반복된다는 점에서는 조금 점수를 잃지만, 그 대신 한 곡 한 곡 모두 정말 아름답고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려줍니다.

간단히 맛을 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유튜브 링크 두 개만 올립니다. 메인 테마Healing Ground.

Good 사이드킥이 존재하는 게임들은 많습니다만, 이 게임의 엘리카(Elika) 공주처럼 주인공과 다양한 동작을 '함께' 하는 사이드킥은 드물었던 것 같네요. 그녀는 늘상 따라다니면서 주인공을 죽음에서 구해줄 뿐만 아니라, 이동 중 더블 점프를 가능케 하고, 또 여러 지역을 힘을 합쳐 이동해 다닙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벽의 덩쿨에 매달리면, 엘리카가 따라와 주인공의 등에 업혀 따라오고, 절벽에 매달려 있거나 좁은 길에서 방향을 바꿀 때의 동작들 역시 꽤나 재미있습니다.

게임에서 제게 가장 기억에 남는 동작은, 벽을 타고 내려오는 공주를 두 팔로 받아 안는 장면일 것 같습니다.

Bad 그건 좋은데, 엘리카와 주인공 간에 오가는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이 두 사람의 국적에 대해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곳에서 지적받은 건데, 두 사람의 대화에는 이국적인 면이 티끌만큼도 없고, 과하게 '미국'스럽습니다. 다른 모든 것들이 너무도 아름답게 이국적인 이 게임에서, 이건 분명 단점이라 느껴지네요.

딴 소리로, 주인공의 정체에 대해서는 게임 내내 명확히 밝혀지지 않더군요. 게임을 통틀어 Prince라는 단어가 나오는 곳은 메인 메뉴 화면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Good 후속작을 염두해 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식상함을 떨쳐 버리는 엔딩은 너무나도 저의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로서의 비디오 게임'에 대해 심오한 고찰을 하도록 만든 작품이었죠. 더 이상은 스포일러라 언급할 수가 없지만, 혹 시간이 되면 또 다른 글에 엔딩 감상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줄 요약 게임 플레이 자체는 다소 반복적이고 심심하지만, 아름다운 그래픽과 인상적인 엔딩은 정말 최고!


P. S. 이 게임에서 주인공이 죽는 것이 불가능한 것 때문에 "당신의 어머니도 플레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게임"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저는 이 게임이 그 정도로 쉬운 게임이라는 데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분명 게임 오버는 없지만, 건너가기 어려워 여러 차례의 반복 수행이 필요한 구간은 상당히 많거든요. 게임의 '난이도가 낮은 것'은 '죽지 않는 것'과 동일하지 않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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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guybrush 2010/01/14 10:40 # 삭제 답글

    페르시아의 왕자는 시리즈가 많아서 뭘 손대야할지 모르겠어요. 제목부터 헷갈리거든요. 이제는 고전이 된 페르시아의 왕자 1,2 빼고는 해본 게 없네요. anakin님 글을 읽어보니 이 작품은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음악도 참 좋네요.
  • 심도 2010/01/14 15:04 # 답글

    이 게임의 음악은 영화음악과 필적할만한 수준이지요. 2008년 출시된 모든 게임들 중에 가장 음악이 뛰어났던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 anakin 2010/01/15 05:05 # 답글

    guybrush 님 // 사실 nds/psp용 스핀오프와 리메이크를 제외하면 그다지 복잡하지 않아요 ^^ 간단히 말씀드리면:

    고전 2부작 (Broderbund 개발)
    Prince of Persia (1989)
    Prince of Persia 2: The Shadow and the Flame (1994)

    흑역사 -_- (Red Orb/Avalanche 개발)
    Prince of Persia 3D (1999)

    시간의 모래 3부작 (Ubisoft Montreal 개발)
    Prince of Persia: The Sands of Time (2003)
    Prince of Persia: Warrior Within (2004)
    Prince of Persia: The Two Thrones (2005)

    신 시리즈의 서막 (Ubisoft Montreal 개발)
    Prince of Persia (2008)

    유비소프트에서 발표한 바로는, 현재 개발중인 다음 페르시아 왕자 작품은 시간의 모래 3부작의 후속 이야기를 할 거라고 하더군요.


    심도 님 // 네, 정말 대단한 음악이라 생각합니다^^ 게임의 분위기와도 너무 잘 어울리고요.
  • CultBraiN 2010/01/16 11:33 # 삭제 답글

    메뉴얼 설명에 왕자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방랑자로 나옵니다.... 왕자는 그냥 별칭일 뿐이라고 합니다....
    ...
    별로 페르시아 같지도 않고 왕자도 아닌데 어쨰서 제목이....;;;
  • anakin 2010/01/16 16:11 #

    CultBraiN 님 // 사실 메뉴얼 설명 내용은 게임 중에 주인공이 엘리카에게 하는 이야기와 동일하죠. 하지만, Concubine과 싸울 때에 Concubine이 주인공에게 자신의 정체를 왜 숨기고 있냐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이에 대해 캐묻는 엘리카에게는 적의 거짓말을 믿어선 안된다는 식으로 둘러대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것을 근거로 판단할 때, 제 생각에는 저 설명을 그냥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 CultBraiN 2010/01/17 06:31 # 삭제 답글

    아,그렇군요.
    왕자일수도 있겠군요.
  • anakin 2010/01/17 07:35 #

    CultBraiN 님 // 아니면 정말로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방랑자일 수도 있습니다 ^^
    현재로서는, 주인공의 정체에 대해 후속작에서 설명이 더 있길 기다려 보는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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