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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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없는 엔딩 감상] 위쳐: 개선판 (2008)

스포일러 없는 엔딩 감상 시리즈 링크

"날 화나게 하지 않는 게 좋을걸."


위쳐: 개선판 (The Witcher: Enhanced Edition Director's Cut) pc 버전 엔딩을 보고 들었던 생각들을 순서 없이 나열하였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은 일부러 언급을 자제하였으니, 게임을 아직 안 해 보신 분들도 읽으셔도 될 겁니다 :)


Good 흥미진진하고 독특한 스토리 진행은 플레이어를 사로잡습니다. 더불어, 플레이어의 선택이 이후 게임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이것도 참 괜찮더군요. 대립하는 두 단체 중 어느 쪽을 돕느냐(또는 둘 다 안 도울 수도 있습니다)에 따라 이후 퀘스트와 npc들이 주인공을 대하는 태도들이 확 바뀝니다.

Good 워낙 마음에 든 부분이라 따로 빼서 얘기합니다. 위쳐에는 여느 롤플레잉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퀘스트들이 존재하는데, 챕터 3에서의 일명 '탐정 놀이', 정말 재미있게 했습니다. 마을 내에서 어느 정도 힘이 있는 자들 중, 누가 악당인지 정보를 수집하여 밝혀 내는, 챕터 거의 전부를 아우르는 상당한 다단계의 퀘스트인데,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Bad 근데 이 챕터 이후로는 이런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없어지고, 그냥 우편 배달부 퀘스트나 괴물 처치 퀘스트가 주류가 되는 지루한 전개로 바뀝니다. 특히나, 챕터 4는 갑자기 주인공 게랄트(Geralt)를 엉뚱한 마을에 데려다 놓아 버리는데, 갑자기 스토리의 긴박감이 확 사라지죠. 여기서의 메인 퀘스트 중 하나는 결혼식을 앞둔 커플간의 갈등을 중재하는 건데, 냉혈한 마법사 악당을 쫓다가 갑자기 왜 엉뚱하게 커플 부대를 돕고 있는 건지;;;

Good 아름다운 그래픽! 게임의 기반은 (이제 벌써 고전이 된) 네버윈터 나이츠의 오로라 엔진(Aurora Engine)이지만, 그래픽 렌더링 부분은 완전히 새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상당히 아름답고 환상적인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특히 잔잔한 물결의 강 그래픽과, 챕터 4의 호숫가와 그 건너편의 섬은 정말 멋지더군요.

Good 음성 연기는 상당히 좋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게랄트의 굵고 흔들림 없는 목소리가 꽤나 마음에 들더군요.

Good 더불어 배경 음악과 상황에 따라 바뀌는 효과음은 이 게임의 분위기를 정말 잘 살려 줍니다.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에 존재하는 판타지 세계 안에 직접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요. 이 게임의 가장 빛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Bad 이동하는 것이 너무 어렵고 짜증납니다. 이건 시스템 상의 문제인데, 3인칭 시점 화면에서 가고 싶은 곳을 클릭하면 게랄트가 그쪽으로 뛰어갑니다. 헌데, 분명 클릭할 수 있는 부분인 거 같은데 사물의 경계선 근처일 경우, 마우스 커서가 클릭을 거부하는 상황이 너무도 많이 발생합니다. 특히 도시 안에서 좁은 골목길에서 나와 턴을 하고 싶을 때는 완전 짜증나요 ㅠㅜ

이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게임의 퀘스트 구성.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상당히 먼 곳을 왔다갔다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동 시스템의 허접함으로 인해 돌아다니는 것이 짜증이 나다 보니, 게임 전체가 지루해집니다. 예를 들어, 퀘스트 해결을 위해 한 단계를 끝내면 다음 단계가 '누구누구에게 가서 이야기하라'는 식으로 나오는데, 이 때 "좋았어, 어서 가서 퀘스트의 다음 단계가 뭔지 보자!"라는 생각보다 "아 씨, 거기까지 언제 또 기어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거든요 --a

Bad 역시 시스템 관련 문제. 전투가 별로 재미가 없어요. 레벨 업을 해도 게랄트의 전투력이 상승하는 것이 별로 체감되지 않고, 전투는 처음부터 끝까지 '타이밍 맞춰 마우스 좌클릭'입니다 (무슨 리듬 액션 게임도 아니고;;;). 그러다 지루하면 우클릭으로 마법도 가끔 써 주시면 됩니다 --a

Bad 게임 초반에 나오는 몇 가지 의문 사항 중, 게임이 끝날 때까지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 특정 사건에 대한 것이 너무 궁금해서 열심히 스토리를 따라갔는데 (그리고 일부 퀘스트도 이 사건을 설명해 줄 것처럼 진행되었거든요) 엔딩을 봐도 이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더군요. 어찌나 허무하던지요. 위쳐가 제게 큰 감점을 받은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Bad 긴 로딩 시간과 버그로 인한 잦은 게임 다운. 개선판에서 많이 줄였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줄이기 전에는 과연 어떻게 플레이를 했을지 정말 상상이 안 갈 정도입니다.

Good 아가씨 카드 모으기, 뭔가 엄청 야한 것이 나오는 건 아닌데, 은근히 쎈 카드들이 몇 장 있네요. 그리고 제 생각에, 이 카드들보다 오히려 나이아드(naiad) 모델링이 더 야한 것 같더군요. 이, 이건 아마도 Good에 해당...되어야 하겠죠? *-_-*

참고로, 북미판 Enhanced Edition에서는 카드들이 수정되었기 때문에 Director's Cut 패치를 설치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모 씨가 이 게임을 시작하게 된 것은 이 Director's Cut 패치 때문이라는 건, 모른 척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


한 줄 요약 시스템 상의 여러 가지 불편함과 이야기 진행 속도를 조금 다듬었더라면 정말 굉장한 게임이 될 수도 있었을 수작.


사족으로, 이 게임, 상당히 많은 상을 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 제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는지 그 정도로 뛰어나게 느껴지진 않네요. 특히, 많은 버그와 시스템 상의 불편함은, 어째서인지 예전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 시리즈를 떠올리게 합니다. 참고로, 이 게임은 폴란드 회사 CD Projekt Red Studio의 처녀작이고, 이곳의 모회사 CD Projekt는 DRM free 고전 게임 다운로드 판매 사이트인 gog.com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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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N군。 2009/09/29 22:43 # 답글

    위쳐 소감은 좀 봤지만, 이런 식의 장단리뷰는 처음 보네요. 재밌는 글 잘 읽었고...몇 가지 개인적 의견을 끄적대고 갑니다.

    우선 확 뜨는 전개는 원작이 소설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전 솔직히 위쳐라는 존재가 왜 있어야 하는지부터 설명을 못 받는 느낌이 강했어요. ;;;
    (설명은 프롤로그와 액트 1에서 사람들이 게럴트를 보는 시선에 의존해야만 했고, 그나마도 게임 진행을 위해 필요한 부분만 보여준다는 느낌)

    전투의 경우에는 저는 스타일 시스템이나 스틸/실버 등등 속성 개념 덕택에 되려 몬스터 사전 보면서 이것저것 시도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에서는 썩 재미를 느끼시진 못하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게랄트 목소리는 저도 굉장히 맘에 들었습니다만, 2편 알파 버전 영상에서는 바뀐 것 같아 우려가 많습니다. -_-;;

    이래저래 장점이 많았던 만큼 단점도 눈에 확연히 띄는 게임이다 보니, 2편에서는 일단 단점 수정이 더 중요하다 봤건만...
    장점으로 느껴졌던 부분들까지 손 대버리는 느낌이었달까요.
  • N군。 2009/09/29 22:48 # 답글

    아, 덤으로 뭔가 요상한 텍스트 감-_-도 단점에 넣고 싶습니다. (이건 저만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말 자체는 틀린 게 아닌데, 뭐랄까 음성에서 전해져오는 느낌이랑 텍스트에서 전해져오는 느낌이랑 전혀 다르달까요...

    메인 퀘스트 진행 중에 진짜 말 그대로 '확 깨는 순간'들이 있었음에도,
    이런 부분에서 정작 퀘스트 내용보다는 뉘앙스들 때문에 당황했던 경우가 좀 있었다 보니 말이죠. ;;;

    순간순간 좋은 내용들이 깎여나가는 것 같아 이래저래 안타까웠습니다.
  • anakin 2009/09/30 02:45 #

    N군。 님 // 원작이 소설이라는 점에서 깊이 있는 배경이 있는 점은 상당히 괜찮았지만,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지는 부분을 피할 수가 없는 건 아무래도 단점일 듯 해요. 저는 이 게임의 세계관에서, 위쳐라는 존재는 그냥 농부나 대장장이처럼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생겨난 직업같은 느낌이 아닌가 생각이 되더군요. 원작을 보면 좀 더 상세한 설명이 있을지도요 (저도 원작은 전혀 모르기에...).
    전투에 대한 부연 설명을 조금 드리면요, 몬스터들의 저널 엔트리를 모으기 위해서 고생해서 번 돈을 다 책 사느라 써야하는 것이 좀 짜증났고, 적이 사람이면 스틸, 아니면 실버 + 적이 많으면 그룹, 한놈이면 파워, 이자식이 자꾸 피하면 퀵 <- 이것의 반복으로만 느껴졌거든요. 파워로 잡아야 하는 적을 퀵이나 그룹으로 때리고 있으면 적을 죽이는데 반나절이 걸리는 것도 불편했고요;;;
    저도 전에 2편 알파 영상 봤는데, 게랄트 성우가 다른 사람인 게 무지 거슬리더군요 ㅠㅜa 그랙픽은 더욱 발전한 것 같긴 했지만요.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이 게임이 상당히 독특한 장점을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불편한 부분은 좀 더 다듬었더라면 상당한 걸작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이래저래 아쉬운 느낌이 드네요.
  • 으음 2009/11/26 15:44 # 삭제 답글

    디렉터즈 컷 패치는 어디서 받나요? 좀 야한거를 없애주는 건지 아니면 해제하는건지? 지금 위쳐 해보려고 하는데요
  • anakin 2009/11/26 16:51 #

    으음 님 // Director's cut patch는 여러 곳에 올라와 있어요. 이것은 FileShack 링크입니다. 294MB 정도 됩니다.
    http://www.fileshack.com/file.x/14874/The+Witcher:+Enhanced+Edition+Director%27s+Cut+Patch

    디렉터스 컷 패치는 (선정적인 그래픽과 고어가 제거된) 북미판 The Witcher: Enhanced Edition에만 적용되고, 북미판에 제거된 내용을 다시 복원해 주는, 제작사에서 공개한 정식 패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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