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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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2009) - 성인들을 위한 2차대전 판타지

Inglourious Basterds (2009)
감독: Quentin Tarantino
작가: Quentin Tarantino
주연: Mélanie Laurent, Christoph Waltz, Brad Pitt, Eli Roth, Daniel Brühl, Til Schweiger, Diane Kruger, Gedeon Burkhard, Jacky Ido 등
상영시간: 153분

(국내 공식 페이지, IMDb 페이지)


이하 내용은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다음 달 개봉이니 더더욱 스포일러에 조심해서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 다른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오스트리아 배우 크리스토프 발츠가 연기한 한스 란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네요. 한스 란다는, 최근 몇년 간 제가 본 모든 영화를 통틀어 생각해 봐도, 가장 인상적인 악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토록 사악하고 경멸스러우면서도 빈틈없고 날카롭고 카리스마 넘치고 재치가 번득이는 악당을 과연 또 어떤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요?

스포일러가 되니 자세한 설명은 가립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들에게 당부하건데, 영화 사상 최고의 악당 중 한 명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이 영화 절대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꺼내 볼까요? 이 영화를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 액션 영화로 생각하고 가신다면 실망할 확률이 큽니다. 153분의 긴 영화 중, 실제 총질하고 칼질하면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은 의외로 몇 장면 없거든요. 대신, 그 몇 안 되는 폭력적인 장면들은 매우 잘 연출되어 있고 이야기 진행에 기름칠을 해 주는 듯한 느낌. 덧붙여, 타란티노 영화가 으례 그렇듯, 다소 잔혹하고 고어스럽습니다.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마음의 준비를 조금은 하고 가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그럼 영화 내내 뭘 하는지 알고 싶으시다고요? 대화를 합니다 ^^ 제 감상문 처음에 언급했던 한스 란다가 특히 많은 대화를 하는데요, 이 대화 장면 하나하나가 정말 굉장한 긴장감을 제공합니다. 상대의 속마음을 알아내기 위해 치열한 두뇌 싸움을 하면서, 겉으로는 서로 아무 일도 없는 듯한 웃는 얼굴로 이야기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정말 x줄이 타들어갑니다. 대사와 연출 만으로 이 정도의 긴장감을 관객에게 줄 수 있다는 건 무척 놀라운데요, 서로 총질하며 싸우는 장면들에서 차라리 한숨을 돌릴 정도라면, 그 긴박감이 얼마나 강한지 대충 짐작이 가능할까요?


더불어, 감상문의 제목에도 적었듯이, 이 작품은 2차 세계 대전을 소재로 한 판타지, 픽션, 허구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독일군, 미국군, 영국군은 너무도 전형적인 모습들이라서 웃음이 나올 정도죠. 히틀러는 또라이에 피에 굶주린 미치광이처럼 나오고, 괴벨스는 히틀러의 충성스런 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모습입니다. 미국군 바스터즈단은 온갖 폼은 다 잡는데, 실제 중요한 작전에서는 그 무능함을 (특히 대장인 알도 레인이) 여실히 드러내고, 영국군의 거만한 대사(바스터즈? 무슨 이름이 그따위야?)와 위스키를 챙기는 모습에서는 이것이 모두 감독의 의도적인 비꼼임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블랙 유머는 물론 영화의 매력에 플러스가 되고요.


영화에 대해 또 한 가지 주의하실 것은, 브래드 피트와 바스터즈단보다 쇼산나와 위에서 언급한 한스 란도 대령 쪽이 오히려 더 비중이 높다는 점이랄까요? 타란티노 감독은, 쇼산나는 처음부터 큰 비중을 지닌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피트가 연기하는 알도 레인의 강한 억양과 재미있는^^;;; 이탈리아어 연기는 시간상 짧지만, 매우 강렬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확실히, 타란티노 감독은 천재적인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나름 단순한 스토리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능력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요, 이는 스토리의 진행 속도, 캐릭터, 연출, 대사 등의 모든 것이 절묘한 조화를 이룸으로서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정말 감탄스럽네요.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한스 란다 역의 크리스토프 발츠는 정말 최고입니다 (=b-o-)=b


마지막으로 잊을 수 없던 인상적인 대사 하나...->



P. S. 국내 상영 제목인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그리고 Inglourious Basterds단의 번역인 개떼들, 솔직히 말해 원제와 느낌이 많이 다르네요. 밴쿠버 한국일보 기사에서는 '상놈의 개자식들'이라는 번역을 썼는데, 다소 과하게 강한^^;;; 느낌도 있지만, 이 쪽이 오히려 원제의 느낌을 더 잘 전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덧글

  • 비니루 2009/09/22 11:22 # 답글

    아 이 영화를 보셨다니 부럽습니다. district 9도 보셨나요! 흑흑...
    요샌 보고 싶은 개봉작이 별로 없네요. 시간도 엄꼬...
  • 덧니 2009/09/22 13:13 # 답글

    리뷰를 보니 빨리 보고 싶군요 ^^
    원제도 스펠링을 일부러 틀리게 적었다고 하니, 국내 개봉은 '바스터즈'같은 애매한 단어보다
    '상노무자식들' 정도가 어땠을까 싶습니다. 하하
  • anakin 2009/09/22 15:45 # 답글

    비니루 님 // 디스트릭트 9은 아직 여력이 없어서 못봤는데, 내리기 전에 보려고 생각중. 이거 개봉하면 놓치지 말길!
    덧니 님 // 그런 제목으로 개봉하였다면 상당히 화제가 되었을 것 같아요 ^^a 한국서 개봉하면 꼭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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