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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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2009)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만...

해운대 (2009)
감독: 윤제균
주연: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 등
상영시간: 120분

(공식 홈페이지)


이하 내용은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만, 웬만한 분들은 이미 보시지 않았을까 싶네요 --a


아아, LA는 참 좋은 동네입니다. 태평양을 사이에 둔 한국에서 개봉하는 영화들을 극장에서 볼 수 있다니 말이죠. 개인적으로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것이 가장 '제대로' 보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한국 영화 상영관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할 수 밖에요.

뭐 여기까지는 일단 좋은데요... 해운대라는 영화 자체는 썩 만족스럽지는 않더군요. 이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였다는 얘기도 있던데, 많은 사람이 본 영화라고 해서 꼭 잘 만든 영화라는 법은 없죠.



개인적으로 저의 가장 큰 불만은 이 영화의 유머 코드인데요, 전체적으로 관객을 열심히 웃기려 하지만, 별로 웃기지가 않네요. 특히 겔포스 유머는 좀 너무한 듯 -_- 유머 코드는 개인 취향을 좀 타게 마련이겠지만, 저처럼 생각한 분들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어쩐지 듭니다.


그리고 감동을 주기 위한 장면들은 정말 눈물나게 감동적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앞 문장은 사실 거짓말이에요-_-

감동을 주기 위한 장면들은 모두 어째서인지, 다른 영화에서 이미 보았음직한 장면들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으음, 그렇게들 관객의 눈물을 짜낼 아이디어가 없었나요? 휴우.



그럼 재난 장면의 cg는 잘 되었느냐고요? 제 느낌을 솔직히 얘기해 보면, 보면서 종종 '저거 좀 어색한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물 표현하는 것이 썩 간단한 기술은 아니라고 알고 있지만, 그래도 영화 관객의 입장에서, 화면을 보면서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에 대해 너무 쓴소리만 늘어놓은 것 같은데, 결국 저도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왔고, 상영 시간 동안 저를 지루하지는 않게 해 주었던 건 인정해야 할 것 같군요. 일단 조폭 마누라처럼 보고 나오면서 화가 나진 않았으니 말이죠 --a 그리고 사투리에 관련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까막귀'인 저로서는 설경구와 하지원의 사투리 연기는 많은 노력을 들였으리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실제 부산 분들이 듣기에는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지만 여러 면에서 좀 더 나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상당히 많이 남습니다.



P. S. 마지막으로 딴 소리 조금 덧붙이자면요, 저는 평생 부산 근처에도 가 본 적이 없는 관계로 해운대를 보면서 "어 저기 나도 가 본 곳인데"라는 생각을 전혀 할 수 없었고, 그냥 뭐랄까, "전형적이고 특별할 것 별로 없는 한국 도시"라는 느낌 뿐이었습니다 --a 아는 곳을 발견하는 것 또한 이 영화를 보는 하나의 재미 요소일 듯 한데 그걸 전혀 느끼지 못해 좀 손해본 느낌이네요.

P. P. S. 공식 카페의 공지 사항에 의하면, 2009년 9월 6일 기준으로, 해운대는 1108만으로 역대 한국영화 관객수 4위입니다. 톱 10 영화 중 제가 본 건 왕의 남자, 해운대, 디워, 친구, 웰컴투동막골까지 반타작이네요.

P. P. P. S. 저기요, 근데 국내 영화 공식 홈페이지들, 꼭 플래시로 그렇게 무겁게 만들어야 하나요? 해외에서 정보 찾아보는 사람들은 느려터진 웹망에서 플래시 로딩하는 시간 때문에 쬐까 갑갑하네요. 뭐, 국내에서 영화 관객 수 올려줄 놈들도 아니니 홈페이지도 보지 말라는 뜻이라면 뭐 할 말은 없습니다만 --a

덧글

  • santana99 2009/09/19 09:50 # 삭제 답글

    해운대의 1000만은 정말 의외였죠. 작품의 질을 떠나 지금까지의 천만영화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막대한 자본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도 아니고 감독의 커리어가 대단한것도 아니고 태극기나 실미도처럼 대놓고 국민정서를 자극하는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왕의 남자처럼 매니아들이 반복관람하는 영화도 아니죠. 실제로 해운대가 상영되는 기간에도 그렇게까지 이슈가 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천만을 넘기더라구요.
  • 그냥 2009/09/19 12:30 # 삭제 답글

    여름 성수기 중반에 서양산 대작들이 이미 초반에 치고 다 빠져나가버린 상황에서 갈곳잃은 관객들이 볼거 없으니까 몰린겁니다.

    뭘 이유를 또 찾나.
  • anakin 2009/09/20 01:28 # 답글

    santana99 님 // 그러게요, 말씀 듣고 보니 참 특이하네요. 영화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너무 많은 듯 싶습니다.
    그냥 님 // 정말 성수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천만 관객이 동원 가능할까요? 그리고, 저를 모욕하는 것은 상관 없는데, 제 이글루의 귀중한 정기적인 방문객의 덧글은 비꼬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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