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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n After Reading (2008) - 모든 등장 인물이 병x같은 엽기 개그 영화

Burn After Reading (2008)
감독: Ethan Coen, Joel Coen
주연: John Malkovich, Tilda Swinton, George Clooney, Frances McDormand, Brad Pitt, Richard Jenkins 등
상영시간: 96분

(IMDb 페이지)


이하 내용은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코엔 형제의 영화 중 제가 최초로 보았던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여러 면에서 저에게 상당히 충격적인 영화였죠.


일단 영화의 주인공이 다소 애매합니다. 어떻게 보면 린다 역의 프란시스 맥도먼드가 주인공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의 직장 동료인 채드 역의 브래드 피트나, 테드 역의 리차드 젠킨스의 비중도 상당히 큽니다. 그리고 린다와 채드에게 협박받는 오스본 역의 존 말코비치, 오스본의 아내 케이티 역의 틸다 스윈튼, 슈퍼 바람둥이 해리 역의 조지 클루니까지, 이 세 분도 굉장히 중요한 역으로 나오거든요.

예? 벌써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요? 당연한 현상입니다. 번 애프터 리딩의 정신없는 영화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a


조심히 생각해 봐도, 이토록 많은 등장 인물이 나와서 서로 별 해괴한 방식으로 얽히고 설키는 영화를 여태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줄거리 얘기를 해 보면 (참고로 별로 스포일러는 아닙니다. 왜냐면 영화를 보면 이 정도 설명은 영화 줄거리의 수박 겉핥기라는 걸 쉽게 아실 수 있거든요;;;), 린다는 성형 수술을 받기 위해 목돈을 필요로 하고, 직장 동료 채드가 발견한 '심각한 정보'가 들어있는 데이터 cd를 이용, 오스본을 협박하여 돈을 받아내려 합니다. 하지만 오스본은 직장에서 짤려 술로 분노를 달래는 실직자, 그들의 협박에 굴하지 않습니다. 이런 능력없는 남편에게 질린 케이티는 오스본과 이혼하고 그녀의 바람 상대인 해리와 새로운 삶을 살려 하지만 해리는 돈 잘 벌고 늘 출장다니는 아내와 이혼할 생각이 전혀 없고, 오히려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를 통해 새로운 여인을 만나려 하고 있는데...



뭔가 인물들이 하려는 게 다들 좀 이상하다고요? 네, 제대로 감 잡으셨군요 ^^ 여기서 이 영화의 또 하나의 충격적인 점에 대해 이야기하면, 저 많은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정말 비호감에 관객의 불쾌감을 유발하는 x신같은 인물들이라는 점입니다.

대체로, 영화의 주인공은 보통 멋지고 잘난 인물이고, 그를 보조해주는 인물들도 상당히 호감이 가는 캐릭터들인데 반해, 이 영화의 가장 핵심인 린다는 성형 수술에 미친 인물이고, 채드는 운동밖에 모르는 머릿속이 텅 빈 또라이, 테드는 어설픈 짝사랑을 진행시키지도 끝내지도 못하는 바보, 오스본은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지랄맞은 성격을 지닌 능력 없는 알콜 중독자, 케이티는 남편을 속여 바람둥이와의 새 삶을 꿈꾸는 어리석은 여인, 해리는 아무 여자나 필요할 때에 만나고 입에 거짓말을 달고 사는 뻔뻔한 바람둥이. 정말이지, 단 한 명도 호감형 캐릭터가 없습니다.


이렇게 만드는 것도 정말 어려울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 영화가 어땠냐고요?


정말 상영 시간의 절반 정도는 완전 미친듯이 웃다가 나온 것 같습니다. 휴.

앞서 말씀드린 영화의 충격적인 특징들이 서로 너무도 잘 들어 맞으면서, 정말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장면들의 연속이었거든요. 한동안 이 정도로 저를 웃긴 영화가 또 있었는지 싶습니다.


웃긴 것도 웃긴 거지만, 저렇게 많은 인물이 복잡하게 나오면서 짧은 시간 내에 각각의 캐릭터를 너무도 설득력 있게 잘 표현해 낸 것도 멋지고, 비교적 굵직한 유명 배우들이 나와서 초엽기 캐릭터를 연기하는 걸 보고 있는 것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 특히 채드 역의 브래드 피트는 지금 다시 기억을 떠올려 봐도 피식피식 웃음이 나올 정도네요.




P.S. 벤자민 버튼에서 무척 진지한 인물들로 나오는 브래드 피트와 틸다 스윈튼, 여기에서는 (앞서 얘기한 대로) 또라이와 바람둥이에게 속고 있는 여인으로 나옵니다 --a 벤자민 버튼에서 두 사람이 진지한 얘기를 하고 있는 장면에서, 자꾸 번 애프터 리딩의 채드의 모습이 떠올라서 좀 웃기긴 했습니다 ^^;;;

P.P.S. 코엔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8)를 이 영화 감상 이후에 보게 되었는데, 원작이 따로 있어서인지, 이 작품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더군요. 그들의 다른 작품들도 더 감상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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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미로 2009/02/18 14:27 # 답글

    아유 이 영화 완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존 말코비치의 목소리가 왤케 섹시할까요. 얼굴말고.
  • anakin 2009/02/18 15:12 #

    미로 님 // 국내에도 개봉 계획이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존 말코비치의 캐릭터도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_~ 아마 멋지게 욕하는 모습을 많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 심심 2009/04/06 13:33 # 삭제 답글

    어찌하다 여기에 와서 추천하시는 이 영화를 보고 1시간 35분동안 영화를 봤습니다.
    결과는... 황당+대실망 이던데요. 이게 왜 개그영화인지 모르겠네요. 솔직히 재미있는 부분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심하게 지루하다 못해 잠까지 오던데요. 그렇다고 잔건아니고.. 여기 주인장님께서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설명해주셨길래
    끝까지 봤죠. 그런데 대체 어느 부분이 재밌다고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영화를 너무 재미있다고 과대포장하신건 아닌가요?
    상영시간의 절반정도는 미친듯이 웃다가 나왔다고 하시는데.. 전 단 1분도 안웃었습니다. 너무 지루했기 때문에..
    이해가 안가네요. 어떡게 미친듯이 웃으셨는지를.. 이런게 재밌으신가요? 정말 재밌는 영화를 못보신 것 같네요.
  • anakin 2009/04/06 15:27 #

    심심 님 // 저도 이해가 안 가네요. 이렇게 블랙 유머로 완전 떡칠된 영화를 보시면서 어떻게 안 웃으실 수가 있으신지를... 엉뚱한 오해로 상황이 지랄맞게 꼬여 가고 마구 증폭되어 가는 것이 황당하지 않았나요? 일단 f로 시작하는 욕부터 하고 보는 말코비치가 어이없지 않았나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돈을 뜯어 내겠다는 사념만으로 물고 늘어지는 맥도먼드에 혀를 내두르지 않았나요? 피트의 능청+또라이+언제나 운동 캐릭터가 뒷통수를 치지 않았나요?

    황당하고 어이없고 뒷통수 치는 그 맛이 바로 이 영화의 매력이죠. 여느 영화에서 보기 쉽지 않은 이 스타일이 저를 사로잡았고, 저는 이 유머에 푹 빠져 미친듯이 웃다가 나왔던 것이고요.

    제 감상문을 보고 실망하셨다니 일단 도의적으로 죄송한 마음은 듭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인 감상을 솔직히 적었을 뿐이에요. 제 블로그는 영화 전문 블로그도 아니고, 제가 영화사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영화의 재미를 과대포장하겠습니까? ^^ 제가 무슨 인터넷 알바도 아니고... 그러니,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얘기가 나온 김에, 유사한 유머 감각을 지녔던 영화로 '친절한 금자씨'가 생각나네요. 이것도 역시 전 완전 개그 영화라 생각했는데, 일반적인 인식은 그렇지 않기도 한 것 같습니다.)
  • 심심 2009/04/11 20:02 # 삭제 답글

    음.. 답변해주셨네요. 전 솔직히 위에글을 쓸때까지만해도 살짝 화가나있었습니다.. 저는 재미가 없었거든요 ^^; 제가 쓴글에 주인장님도 좋은답변은 안하실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죄송하다니..
    이런.. 제가 너무 죄송한 마음뿐이네요. 사람마다 성격도 제각각이듯, 재미있는 영화가 있고 반면 재미없는 영화도 있을터인데. 주인장님은 재미있게 보시고 글을 적으셨을텐데.
    전 다된밥에 재뿌리는.. 무시(?)하는 불만투성인 댓글을 달게되어 죄송합니다. 휴.. 제가 좀 욱하는 성질이라서요; 주인장님께서야말로.. 넓으신 아량으로 넘겨주시기 바랍니다 ^^;
    아.. 친절한금자씨.. 이건 재밌게 봤네요 ㅎ
  • anakin 2009/04/13 09:06 #

    심심 님 // 아아, 좋게 생각해 주시고 또 오셔서 글 남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전 기분 다 풀었으니 신경 안 쓰셔도 괜찮고요,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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