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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lueberry Nights (我的藍莓夜, 2007)
감독: 왕가위(王家衛) 주연: 노라 존스(Norah Jones), 주드 로(Jude Law), 데이빗 스트래선(David Strathairn), 레이첼 바이스(Rachel Weisz), 나탈리 포트만(Natalie Portman) 상영시간: 90분 (IMDb 페이지) 아, 얼마 전에 복습한 이터널 선샤인도 그렇고, 요즘 들어 갑자기 말랑말랑한 사랑 영화들이 땡기네요. 별로 계절 탈 시기도 아닌데 말이죠 --a 이하 내용은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이미 올해 초 미국보다 더 일찍 개봉하였으니 보실 분들은 이미 다 보셨겠죠? ^^ 고백컨데, 이 영화를 보기 전, 저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단 한 편도 본 적이 없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올 때의 기분이란, 마치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처음 봤을 때나, 주성치 영화를 처음 봤을 때와 유사한 기분이었습니다. '아 이런 영화도 있구나!'라고 해야 할까요? 마치 화이트 밸런스를 실수로 잘못 맞추고 찍은 듯한 붉은 색감, 끝없이 이야기를 자르는 화면 전환, 그 사이로 틈틈이 등장하는 뿌연 기차, 흐릿한 촛점과 흔들리는 카메라 움직임의 영상, 필요한 부분에서만 등장하는 감미로운 배경 음악 등. 마치 꿈 속의 이야기를 보는 듯하였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웹 상의 평들이 사실 썩 좋지만은 않더군요. 많은 분들이 왕가위 감독의 이전 작들에 비해 형편 없다고 평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의 경우, 이전 작들과 비교를 할 수가 없던 관계로, 독특한 그의 영화 세계에 입문한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느껴졌지만요. 주연을 맡은 엘리자베스 역의 노라 존스는 가수로 잘 알려진 분인데, 영화로는 이 작품이 데뷔작이라고 하네요. 그녀의 연기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분들도 있던데,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어색하지 않게 느꼈습니다. 그녀의 역할은 단지 영화의 처음과 끝 부분에서 중요할 뿐, 중간의 여행 과정에서는 단지 관찰자 정도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Elizabeth: "How do you say goodbye to someone you can't imagine living without? I didn't say goodbye." Elizabeth: "I didn't say anything. I just walked away" 노라 존스의 표정은 다양하진 않지만, 이 대사가 나오며 어두운 거리를 휘청거리며 걸어가던 그녀의 뒷모습은 엘리자베스의 무너지는 마음을 표현하기 충분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니(Arnie) 역의 데이빗 스트래선은 제게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의 슬픈 표정을 보고 낮은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저도 함께 기분이 가라앉는 느낌이었습니다. 그의 덤덤한 낮 시간의 표정과의 대비 또한 이런 느낌을 전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제레미 역의 주드 로의 영국 억양은 마치 "나 미국 태생 아니야. 대서양 건너 영국에서 왔걸랑?"이라고 온 힘을 다해 외치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a 그만큼 강한 억양이었습니다. 이것이 엘리자베스가 열쇠 이야기 중 제레미 자신의 이야기를 쉽게 알아낸 것에 대한 강력한 힌트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탈리 포트만의 캐릭터인 레슬리는 뭐랄까, 화려함은 있는데 배경 스토리가 너무 빈약한 관계로 공감하기 어려워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녀의 연기가 실망스러웠다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캐릭터를 그렇게 만들어 놓은 감독에게 다소 불만스럽다는 쪽이 정확하겠군요. 그녀와, '전화로 통화하는 그 남자분'과의 관계는 대체 왜 그렇게 된 건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는데, 저는 이게 참 불편했습니다. 영화에서 모든 캐릭터의 역사를 주구줄창 상세히 설명할 필요는 물론 없습니다. 하지만 레슬리가 비중이 전혀 없는 인물도 아닌데, 그 정도의 배경 정도는 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게 왕가위 감독의 개성이라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제 느낌에는 괜찮은 설정의 캐릭터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에에, 딴 소리로, 레슬리의 차는 멋지더군요 ^^ 저런 차를 타고 네바다 사막의 차 없는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합니다. 마지막, 10달간의 여행을 끝내고 '길을 건넌' 엘리자베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스파이더맨 표(?) 키스 신에서는, 흐린 초점과 붉은 색감은 사라지고, 화사하고 밝은 화면을 보여줍니다. 이제 불안과 두려움, 망설임을 모두 떨쳐 버린 두 연인의 행복한 마음의 영상화일까요? 잊을 수 없는 따뜻한 장면이었습니다. :) 사족을 조금 덧붙이면, 영화를 보러 갔던 극장, 매우 낡은 곳이었습니다. 천정의 판넬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벽의 타일도 깨져 있으며, 의자는 극장 의자라기 보다 대학교의 대형 강의실의 의자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게다가 어찌나 삐걱대던지, 영화 보다가 자세를 좀 움직일라면 다른 관객에게 미안할 정도더군요. 뭐, 사실 다른 관객이라고 해 봤자... 영화를 본 사람은 저를 포함해 총 네 팀(?)이었습니다. 솔직히 보러 온 사람이 그 정도나 존재한다는 것에 놀랐습니다만 :) 미국 사람들도 상당히 다양하게 영화를 보나 봅니다. 이런 허름하고 저렴한 (가장 비싼 표가 6달러고, 평일 6시 전에 오면 무려 3달러. 일반적으로 영화 한 편에 9~10달러 정도 생각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굉장히 싸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상영관도 운영이 잘 되고 있는 것을 보니 말이죠. 저는 이 극장이 특별히 기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아주 먼 옛날^^, 서울이 멀티플렉스 극장으로 점령당하기 이전에 존재했던 낡은 동네 극장의 향수를 잠시 느꼈거든요. 또 하나의 해프닝을 말하자면, 한 상영관에서 두 영화를 중복 상영중이었는데, 엔지니어 분의 실수로 다른 영화를 틀어주는 바람에, 이 영화의 예고편부터 다시 봐야 하는 당혹스러움도 있었습니다. -_- 미국 영화관은 보통 본 영화와 연관이 있는 영화들의 예고편이 함께 묶여서 나오는데, 처음 영화의 예고편이 워낙 엽기라 다소 당황하고 있었죠. 다행히도 다른 영화의 예고편이더군요. --a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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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2008/04/27) * anakin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것저것 끄적여 놓은 글들을 모아놓은 곳입니다. * 여전히 제 블로그의 주된 화제거리는 PC 게임과 영화 이야기로군요. 태평양을 건너온 것도 벌써 1년 반이 넘었고, 나름대로 여기 생활에도 적응해 가면서 영화도 가끔 보고 있습니다. 다만, 적응이 되어도 대부분의 에너지를 학업에 쏟는 관계로 업데이트 주기는 여전히 상당히 불규칙합니다. * 클래식 음악 관련 내용은 분가로만 올릴 생각이었지만, 본가도 망하가는 와중에 분가는 거의 폐허가 되었군요 ㅠ.ㅜ 어찌 하는게 좋을런지요... * 덧글, 트랙백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하지만 스팸 덧글은 여전히 싫습니다. --a * anakin의 보유 게임 목록을 스프링노트를 통해 작성하였습니다. 생각 날때마다 업데이트 하려 합니다만, 현실은... ~_~ 관련 글 묶음 목록 스포없는 엔딩감상 시리즈개정판: '소설' 이야기 LotR and Tolkien On Star Wars Welcome to Midkemia 영화 아마데우스 관련글 BS와 GK 시리즈 비교 글 Earthsea 관련 잡담들 anakin의 보유 게임 목록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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