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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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설이다 (2007)

I Am Legend (2007)
감독: 프랜시스 로렌스 (Francis Lawrence)
주연: 윌 스미스 (Will Smith), 알리시 브라가 (Alice Braga)

(IMDb 페이지)

이하 내용은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In the world I see - you are stalking elk through the damp canyon forests around the ruins of Rockefeller Center.

내가 그리는 세상에서 - 너는 로커펠러 센터의 폐허 주위에 있는 습기찬 협곡 숲 사이로 사슴을 뒤쫓고 있어.


위 대사는 제 인생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는 파이트 클럽(1999)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위 이야기는 단지 타일러의 나레이션일 뿐으로, 폐허가 된 뉴욕시의 모습이 영화에 나오지는 않지요.

헌데, 바로 그 장면에 나오는 영화라니, 제가 어찌 이 영화를 안 볼 수가 있겠습니까? 혹평이 난무하는 가운데에서도 이 영화를 제가 굳이 보려 했던 이유랄까요.

그리고, 비쥬얼적인 면에서는 정말 아쉬울 것이 없는 영화였습니다. 고로 저는 이 영화를 상당히 만족스럽게 보았습니다.



스토리적인 면에서는 뭐, 이래저래 아쉬운 점이 존재하기는 합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제가 원작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비교도 불가능하고, 다른 많은 분들이 이미 이에 대해서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 놓으셨기 때문에 저는 생략하려 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 소설을 꼭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거죠. 가까운 시일 내에 한 번 도전해 보려 합니다. :)


그런 것보다 제가 아쉬웠던 것은, 주인공의 심리 묘사나 인물의 배경 설명 등에 좀 더 시간을 써서 더 자연스러운 흐름, 더 깊이 있는 인물을 그려 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의 상영 시간은 그다지 긴 편은 아니죠. 대체 뭐가 그리 급해서 이리도 휙휙 지나간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가 무슨 액션 영화도 아니고, 주인공 네빌의 외로움과 고통에 대해 좀 더 관객에게 상세히 전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을 것 같은데, 너무 대충대충 넘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애견 샘이 (스포일러성 내용이라 가립니다)->



한 가지, 제가 영화를 보다가 문득 생각한 건데요... 감염된 인간은 전혀 사회성이 없다고 결론 내린 네빌이었지만, 두목의 지휘 아래 조직적으로 네빌의 집을 공격하는 그들을 보며, "애꾸눈만 있는 나라에서는 눈 둘 있는 사람이 비정상이다"라는 말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이 장면을 보면, 감염된 자들도 나름대로 사회를 이루어 필사적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감염된 인간들의 입장에서 뒤집어 생각해 보면, 네빌은 총과 빛을 이용해 그들을 괴롭히며, 그들의 일원을 납치해 가서 무시무시한 생체 실험에 사용하는 극악무도한 존재라고 생각되지 않을까요? 거기다가 자신들은 3년간 그런 상태로 잘 살고 있었는데, 이 네빌이란 놈은 자신이 뭐 대단한 사람이나 되는 걸로 착각하고 그들을 구하겠다고, 그들을 치유하겠다고 하고 있으니, 그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는 것도 당연하겠죠.

이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건, 외모가 (단지 우리의 기준에 의해) 추한 건 악으로 생각하게 되는 우리의 선입견 때문은 아닐까, 잠시 생각을 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네빌이 사는 집에 대해 제가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는데, 이후 다른 글로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도, 아래 핑백으로 걸릴 테니 나중에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핑백

덧글

  • 지나가다 2007/12/27 02:12 # 삭제 답글

    원작에 대한 글을 찾아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아래쪽에 생각하신 그런 것이 이 소설의 주제가 맞습니다.
    다만 이전 영화화 작품이나 원본 작품에서 거론하고 있는 주제를 이 영화는 홀라당~ 빼먹고 전혀 쌩뚱맞은
    내용을 붙여넣고 말았습니다 OTL
  • anakin 2007/12/27 03:16 # 답글

    지나가다 님 // 헛, 그런가요? 원작에 대한 다른 글과 관계없이 그냥 영화보다 떠올랐던 생각이거든요. 당황스럽네요;;; 원작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조금 줄어버리고 말았습니다. --a
  • 검은새 2007/12/27 07:34 # 답글

    밸리 타고 왔습니다.
    맞긴 맞습니다, 평이 갈라지는 이유는 그 소설 주제가 어느정도 되어있다와 거의 원작을 모르는 사람은 모르고 지나간다는 점때문에 그렇죠, 원작을 어느 정도 아는 저도 자세히 보면 원작 주제가 어느 정도 살아있다란 생각은 들죠, 물론 원작을 모르는 사람은 애꾸눈 나라에 두눈박이는 정상이 아니다란 것을 모르고 지나가죠. 원작을 리메이크해서 영화 즉 흥행성을 위해서 어느정도 희생한건 어쩔 수 없다란 점이죠, 설마 원작 그대로 지루하기 짝이 없는 본연 이야기 그대로라면 관객은 보다가 나갈걸요(..)
  • anakin 2007/12/27 11:48 # 답글

    검은새 님 // 흠, 그런 면에서 영화화하기 의외로 어려운 플롯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래도, 원작을 제대로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 세온 2008/03/21 13:57 # 답글

    우연히 들렸습니다. 첫번째 대사에서 흠칫, 저 역시 인생의 영화라고 꼽고있는 파이트 클럽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 중 하나여서 놀라버렸습니다 :). 그리고 저도 애견섹션 부분에서 동감. 간단하지만 뭔가 예외였던 점이었어요!
  • anakin 2008/03/22 03:29 # 답글

    세온 님 // 파이트 클럽, 정말 명대사가 넘쳐나는 영화죠 ^^ 이후 소설을 읽어봤는데, 애견 이야기는 소설과 상당히 다르더라고요. 영화만의 특별한 멋이 있는 부분이라 생각되어 더욱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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