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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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2007) - 달려갈 대상이 있는 자는 행복할거야

時をかける少女 (2006, 일본) / 시간을 달리는 소녀 (2007, 한국)
감독: 호소다 마모루 (細田守, ほそだ まもる)
주연: 나카 리이사 (仲里依紗, なか りいさ), 이시다 타쿠야 (石田卓也, いしだ たくや), 이타쿠라 미츠타카 (板倉光隆, いたくら みつたか)
상영시간: 98분
(국내 사이트, 일본 사이트, IMDb 페이지)


이하 내용은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만, 이제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극장에서 내린 것으로 알고 있으니 그냥 적당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a

"기다려, 지금 너에게 달려갈게..."


국내에서 cgv에서 했던 (그리고 더불어 많은 논란이 있었던) '다운 받아 본 사람들 싸게 관람' 이벤트 덕에 알게 되었던 영화입니다. 관람 전에 정말 제목과 포스터만 멀찌감치서 보고 들어갔는데, 위에 적힌 저 애절한(?) 문구도 영화를 다 본 후에나 읽게 되었죠. 그래서 단순히 유쾌한 시간 여행 관련 sf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가 예상치 못하고 있던 연애 스토리에 놀라버렸습니다. --a


이 영화의 주제는 무엇일까요? 관람 후 인터넷의 감상평을 찾아 읽어보니, 일부 분들은 이 영화의 주제가 '시간을 잘 사용하자'라고 보신 것 같군요. 그래서인지 중간에 나오는 "Time waits for no one"이라는 문구를 중요시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시간 여행은 단순히 이야기의 소재일 뿐, 중요 내용은 마코토의 성장과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싶군요.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보고 '놀란' 탓일 수도 있고, 요즘 저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것이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이론적인 의문들이어서일수도 있겠습니다만.


편안하고 투명한, 수채화와 같은 느낌을 주는 전체적인 그림 스타일은 작품의 소재인 고등학생들의 생활을 그려 내는 데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군요. 화창한 하늘 아래의 학교나, 아름다운 저녁 노을이 지는 강가의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친구로만 생각했던 그가 갑자기 자신을 이성으로 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당황스러움. 그리고 그가 다른 사람과 사귀게 될 때의 질투심. 이런 자신의 감정에 대한 혼란. 이러한 것을 겪는 주인공 마코토의 심정을 참으로 공감이 가도록 잘 표현한 작가들의 능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으례 등장하는 오래된 논란 거리가 있죠. 남녀간에 우정이 존재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쟁 말입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여기서는 꺼내지 않겠습니다. 사실 이에 대해 할 말이 조금은 있습니다만... :)


마코토가 치아키를 생각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너무도 가슴이 아프더군요. 서럽게 우는 모습을, 어찌 저리 애절하게 표현이 가능한 건지, 감탄스러웠습니다. 그 장면을 보며 저도 눈시울이 뜨거워졌었고요.


이 작품의 마지막은 과연 행복한 결말일까요, 아니면 슬픈 결말일까요?
살짝 스포일러성 내용이라 일단 가립니다->



사랑 이야기지만 단 한번도 키스 장면은 나오지 않는 영화, 하지만 그렇기에 더 애절하고 안타까운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족으로, 마코토가 처음으로 타임 리프 능력을 얻게 되는 장면에서, 그녀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성된 세계 안으로 던져질 때에 나오는 피아노 곡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제 1 변주입니다. 비쥬얼 상으로는 상당히 급박한 상황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차분하고 명랑한 배경 음악으로 인해서 알 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처음으로 볼 때의 두근거림을 잘 표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곡의 제목에 대한 뒷 이야기는 이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덧글

  • 쑤현파파 2007/09/04 23:35 # 삭제 답글

    요거 잼있게 봣습니다.^^
  • anakin 2007/09/06 00:30 # 답글

    쑤현파파 님 // 아 그렇군요 ^^ 저는 뭐 재미있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무척 슬프더군요. 제가 이상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 쑤현파파 2007/09/06 13:00 # 삭제 답글

    제가 말한 재미는 아나킨(?)님께서 말씀하신 요소를 포함한 전체적인 의견입니다.
    저랑 같이 봤던 혹자는 지루하다. 별루다 이런 말을 하더군요.
  • anakin 2007/09/07 16:37 # 답글

    쑤현파파 님 // 아 그런 의미셨군요. 저도 완전히 몰입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 Asuka_불의넋 2007/09/10 08:51 # 삭제 답글

    일상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몰입도가 높아서 즐겁게 봤습니다.
  • anakin 2007/09/11 01:47 # 답글

    Asuka_불의넋 님 // 네, 말씀대로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보았을 만한 일상적인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잘 풀어나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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