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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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2006) - 컴퓨터 그래픽의 절정

Cars (2006)
감독: 존 라세터 (John Lasseter)
주연: 오웬 윌슨 (Owen Wilson), 폴 뉴먼 (Paul Newman), 보니 헌트 (Bonnie Hunt), 래리 더 케이블 가이 (Larry the Cable Guy)
상영시간: 116분

(IMDb 페이지)

이하 글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영화 '괴물' 때문에 떠들썩한 요즘, 픽사의 최신작인 카를 디지털 상영으로 보고 왔습니다. ^^ 어딘지 모르게 과대포장된 것은 아닌지 싶은 괴물이 조금 못 미덥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접했던 픽사의 작품인 인크레더블이 워낙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었고요.


처음 인트로 부분의 경주는 정말 대단한 스피드감과 짜릿함을 선사합니다. '인크레더블'에서 대쉬의 숨막히는 정글 추격전을 기억하시는 분께서는, 또 다른 느낌의 스피드감을 만끽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열광하는 관중 차들과, 극장을 울리는 굵은 자동차 엔진 소리와 함께 관객을 사로잡는 멋진 도입부라 생각합니다.


그래픽은, 정말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번쩍번쩍 빛나는 광택의 차들과 정말 실사로 착각할 정도의 풍경들, 디지털 상영에서 더욱 그 진가를 발휘한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에 감탄을 거듭할 정도로 최고급의 그래픽 수준을 보여줍니다.



그럼 단점은요? 진부한 스토리와 늘어지는 구성, 그리고 기반에 깔린 미국식 정서를 들겠습니다.

자꾸 인크레더블과 비교하게 되네요. 러닝 타임 116분은, 인크레더블의 121분과 거의 비슷합니다. 헌데, 인크레더블을 보면서는 시간 가는줄을 몰랐는데, 카에서는 중간 라디에이터 스프링스(Radiator Springs)에 갇힌 맥퀸(Lightning McQueen)이 점점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부분이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자신이 최고의 레이서라고 생각하는 거만한 한 인물이, 자신이 모르던 느린 세계의 친구들을 알아가며 점차 성격이 변해간다... 너무도 진부하고 권선징악적인 주제 아닌가요? 아무리 재치있게 잘 포장해도, 느린 스토리는 느린 스토리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욱 이 부분을 지루하게 만들었던 것은, 라디에이터 스프링스 마을과 66번 국도(Route 66), 그리고 인터스테이트(The Interstate) 고속도로와의 관계가, 우리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미국만의 일화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땅 면적이 작고, 명절때 민족 대이동이 있는 관계로, 고속도로를 아무리 만들어 봤자 때가 되면 고속도로는 물론이거니와 작은 국도까지도 모두 주차장으로 변해버리죠. 그런 면에서 미국의 저러한 사정이 가슴에 와 닿을리가 없습니다.

덕분에, 영화 중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 영화의 매우 큰 주제를 담고 있는 라디에이터 스프링스에서의 이야기는, 대부분의 한국 성인들에게는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질 듯 싶습니다.


미국인들에게는 매우 즐거운 관람 포인트겠지만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점을 또 하나 이야기하자면, 미국의 토크쇼에서 등장하는 유명인들이 직접 자신의 쇼를 패러디한 캐릭터들의 성우로 출연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그런 쇼가 생소할 수밖에 없고, 영화는 더욱 한국 관객에게 괴리감을 줄 뿐입니다.



그러한 연고로, 픽사의 카, 올 여름 최고의 영화로 강력하게 권해드립니다. 단, 미국인의 정서로 완벽히 포장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만 말이죠. 그 이외, 보통의 한국인들에게는, 그냥 추천 정도입니다. --a


P. S. 픽사의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으례 있는 단편이 빠지지 않았더군요. "One Man Band"라는 제목의 경쾌한 작품이었습니다. 한 작은 소녀가 금화를 들고 텅 빈 광장에 나타나자 그녀의 관심을 끌려 하는 두 명의 원맨밴드의 대결이 주요 내용입니다. 한 명은 관악기로, 한 명은 현악기로 서로 맞대결을 펼치는데, 서로의 전투적인 동작과 달리 매우 조화가 잘 되는 두 사람의 소리가 멋졌고, 매우 거친 바이올린의 사운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엔드 크레딧에서는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유명한 곡이죠? ^^)의 결말부가 울려 퍼집니다.

P. P. S. 마지막 엔드 크레딧, 볼 거리가 많으니 절대 놓치지 마세요. ^^ 지난 번의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도 그렇고, 요즘 영화들의 대세는 엔드 크레딧 후 보너스 장면인가 보군요.

P. P. P. S. 엔드 크레딧에서 드라이브인(?) 극장에 모여서 영화를 보는 중, 트레일러 트럭 맥이 픽사의 영화들에 대해, 같은 배우를 몇번씩 써먹는거냐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이게 뭐냐면, 픽사의 전 작품에 출연한 존 라첸버거 (John Ratzenberger)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토이 스토리에서는 햄(Hamm) 역을, 벅스 라이프에서는 P. T. Flea 역을, 몬스터 주식회사에서는 설인(The Abominable Snowman) 역을, 이번 작품에서는 트레일러 트럭 맥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 이전 작들을 하나라도 보신 분이라면, 엔드 크레딧을 유심히 보세요!

P. P. P. P.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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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나무피리 2006/08/01 00:11 # 답글

    저도 솔직히 카 보고 실망 많이 했었어요. 말씀하신 것에 공감하구요. 오히려 저는 앞에 해준 단편영화가 정말 색다르고 재미있었어요^^ 엔딩에 이런저런 걸 많이 보여주는건 앞으로도 쭉 유행했으면 좋겠어요^_^ 현란했지만, 그만큼 아쉬운 점도 많았던 영화였어요.
  • mrkwang 2006/08/01 00:44 # 답글

    카의 게임판은...

    휴...
  • anakin 2006/08/01 09:50 # 답글

    나무피리 님 // 저도 원 맨 밴드 무지 즐겁게 봤어요^^ 현란했지만 아쉽다는 말이 딱 어울리네요.
    mrkwang 님 // 카 게임이, 그 정도로 안좋나요;;;
  • 달바람 2006/08/01 21:15 # 답글

    으윽, 너무나 큰 실수를 알아챘습니다^^;
    아, 그리고 링크하겠습니다.
    아참, 비로그인 덧글이 없으시다면 한동안 '비로그인 덧글금지'로 해놓으시면 저 스팸들은 안달린다고 하더군요.
  • anakin 2006/08/01 22:11 # 답글

    달바람 님 // 제가 알고 있는것과 뭔가 달라서, 저도 갸우뚱 했었죠^^;;; 링크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저건 스팸 덧글이 아니라, PA 분들이 장난으로 스팸을 가장한 덧글을 달으신 거에요;;;; 그래도 조언 감사드립니다 ^^;
  • 지한 2006/08/04 08:34 # 삭제 답글

    얼마 전에 차기작 라타투이의 캐스트가 일부 발표되었었는데 라첸버거 씨는 여전히 빠지지 않았더군요. 이름도 Rat첸버거라서 왠지 더욱 어울리는 듯.ㅋ 그나저나 망자의 함에서도 크레딧 뒤에 영상이 있었던가요? 엑스맨도 모르고 못 보고 나왔었는데 이것도 놓쳤넹... :)
  • anakin 2006/08/04 21:52 # 답글

    지한 님 // 망자의 함이 끝날 때에 잠깐 뭔가가 있습니다. ^^ 어떤 장면이냐면요... (스포일러 주의!)










    식인종의 섬에서 조니 뎁이 앉아있던 '신'의 의자 있죠? 영화 중간에 도망치던 개가 거기에 앉아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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