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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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최후의 전쟁 (2006)

X-Men: The Last Stand (2006)
감독: 브레트 래트너(Brett Ratner)
출연: 휴 잭맨(Hugh Jackman), 이언 맥켈런(Ian McKellen), 할리 베리(Halle Berry), 패트릭 스튜어트(Patrick Stewart), 팜케 얀센(Famke Janssen)
상영 시간: 104분

(IMDb 페이지)


이하 글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3부작의 마지막 작품. 하지만, 전편들을 찍었던 감독이 상당수의 스텝진과 함께 다른 영화(슈퍼맨 리턴즈) 찍으려고 떠나버리는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인지, 이전 두 작품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이 영화를 보고, 곳곳에 올라오는 평들을 보면서 저는 원숭이섬 3편이 생각나더군요. 원숭이섬 시리즈는 90년대 초반 최고의 인기 어드벤쳐 게임 시리즈죠. 하지만 1, 2편을 디자인한 론 길버트(Ron Gilbert)가 루카스 사를 떠나가고, 3편은 다른 총괄자 하에서 제작되었습니다. 3편은 자체로 놓고 보면 매우 뛰어난 작품이었습니다만, 이전 작품들의 팬들은 3편을 두고 시리즈의 '서자'라 부르며 그다지 좋은 평을 하지 않았죠. (4편은 더욱 심했습니다만, 이것에 관한 이야기는 생략합니다)

무엇보다, 론 길버트가 세웠던 원숭이섬의 전통에 어긋나는 몇 가지 스토리 진행이 혹평을 받았습니다. 론 길버트는 "내가 3편을 제작하였더라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일"로 일레인과 결혼에 성공한 가이브러시를 꼽기도 했죠. 물론, 가장 심각한 전통성의 훼손은, 2편의 엔딩에서 벌어진 어떤 심각한 사건을 "아, 그거는 그냥 꿈이었어."라고 하고 어물쩡 넘어간 일이었겠지만요.



엑스맨 3편 또한 이와 유사한 '정통성의 침해'로 인해 기존 만화때부터의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듯 싶습니다...만, 저는 오로지 엑스맨 영화만을 봤기 때문인지, 꽤나 즐겁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3편 전체를 통틀어 아마도 가장 화려하고 스펙타클한 액션 장면들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영화 중간, 진 그레이의 과거 집에서 엑스맨과 브라더후드가 만났을 때의 액션 장면, 영화 막판 알카트라즈 섬으로 쳐들어가는 브라더후드 장면, 마지막, 엄청난 파워를 지닌 돌연변이 xx xxx가 자신의 풀 파워를 발휘하는 장면 등을 생각할 때에, 이 영화는 정말 큰 화면의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다양한 뉴 돌연변이들의 활약 또한 충분히 보고 즐길 거리입니다. 원래 엄청 많은 원작 엑스맨의 등장인물 중 일부만이 영화에 등장하는 데에 성공했는데, 이러한 다양성과 독특한 개성은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죠.



하지만, 영화만 본 '온리영화' 팬으로서도 다소 아쉬운 부분들은 있었습니다.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주인공이라 할 수 있을 '울버린' 로건의 일관성 없는 변화. 2편까지는 '엑스맨은 개뿔 내 맘대로 살거야' 식이었던 로건이 "우리는 엑스맨이다!"라는 대사를 하는 것도 그렇고, 2편까지는 잃어버린 자신의 과거에 대한 고민을 하는 모습이 계속 나왔는데 3편에서는 가뿐하게 까먹어버린 것 같아 다소 이질감이 느껴졌습니다.

또 1, 2편에서 등장했던 인물들 + 3편에서 새로 등장한 인물들까지 모두 합쳐지며 '너무 많은 등장인물' + '너무 짧은 상영시간'의 난감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였죠. 어차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거면 과감히 쳐내버리는 것은 어땠을지 싶은 서브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1편에서는 메인 캐릭터인 로그(Rogue)의 이야기는 너무 허술하게 넘어가네요. 마치 연애 소설에서 관련 인물들의 심경 묘사를 모두 생략한 채, 사랑했다 - 멀어졌다 - 다시 만났다의 외적 묘사만을 읽은 듯한 메마른 느낌이었습니다.



여튼, 이제는 울버린 전용 스토리가 될 (것으로 소문이 돌고 있는) 후속작을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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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비니루 2006/07/02 16:42 # 답글

    그보다 울버린 이발과 면도를 좀. 본인도 편할 텐데 말이죠.
  • anakin 2006/07/02 23:04 # 답글

    비니루 // 휴 잭맨 말끔한 얼굴 한 사진 보니까 못알아보겠더군 -_- 예전에 반 헬싱에서도 뭔가 얼굴털이 많았던거 같은 기억인데.. (그쪽은 수염이라기보다 머리카락이었지만)
  • 잠본이 2006/07/03 14:38 # 답글

    이발과 면도를 하면 그건 울버린이 아니라 휴잭맨일 뿐이죠. :D
    확실히 상영시간이 2편보다 짧아진 탓에 영 대충 넘어가는 부분이 많아 불만스러웠습니다. (흑)
  • anakin 2006/07/03 16:11 # 답글

    잠본이 님 // 네, 정말 많이 달라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대충 넘어가는 부분이 꼭 상영시간 탓만은 아닌 것 같은 기분도 들어 더욱 아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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