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밍즈에 대해 알고 싶어요
1990년, 당시 게임계에 독특한 아이디어와, 귀여운 그래픽으로 혜성처럼 등장하여 이후 10년 넘게 시리즈가 나오는 장수 명작 게임 시리즈로 아직까지 고전 게임 컬렉터들에게 칭송을 받는 레밍즈 시리즈! 하지만 워낙 다양한 시리즈물이 나와서 그 구분에 있어 많은 혼동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시리즈에 대한 저의 짧은 지식을 총동원하여 한 번 끄적여 봅니다. 틀린 내용도 있을 수 있으니, 오류를 발견하신 분은 주저 마시고 덧글을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 Lemmings - 1990
개발: DMA Design (현 Rockstar North)
유통: Psygnosis


모든 전설은 여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90년작 레밍즈. 조그만 픽셀 단위의 애니메이션으로 이루어진 귀여운 레밍들에게 적절한 명령을 내려 출구로 탈출할 수 있도록 하는 참신한 게임 내용, 도전욕을 자극하는 120개의 스테이지, 당시 처음으로 등장한 애들립(Ad Lib) 음악카드를 통해 들을수 있는 환상적인 배경음악!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하면, 저는 이 게임을 마우스와 애들립 카드를 장착한 PC에서 했었는데, 이 게임의 음악은 저에게 가히 충격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지금도 레밍즈 시리즈를 생각하면 음악이 우선 떠오릅니다.)

Fun, Tricky, Taxing, Mayhem의 네 가지 난이도에, 각각 30 스테이지, 총 120스테이지로 구성되었습니다. 레밍즈의 가장 기본적인 능력들인 기어오르기(F3, Climber), 낙하산(F4, Floater), 자폭(F5, Bomber), 길막기(F6, Blocker), 다리놓기(F7, Builder), 앞으로 파기(F8, Basher), 대각선 아래로 파기(F9, Miner), 아래로 파기(F10, Digger) 만으로 레밍들을 출구로 인도해야 하는데, 이는 이후 게임들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기능들로 계속 애용됩니다.

개발사 DMA Design은 Rockstar North라는 회사의 전신입니다. Rockstar North라는 이름,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으시다고요? 모두 아시겠지만, 높은 자유도와 거대한 스케일로 역시 게임계를 강타한 Grand Theft Auto 시리즈의 개발사죠.


* Oh, No! More Lemmings - 1991
개발: DMA Design
유통: Psygnosis


레밍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새로운 스테이지 디자인으로 내 놓은 게임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실제로 전편과 다를 것은 스테이지 디자인 뿐으로, 거의 확장팩 격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당시는 확장팩이라는 개념이 없었을 시기니까요.

문제는, 이 게임을 국내에 발매한 동서게임채널에서, 이 게임의 국내 유통명을 '레밍즈 2'라고 정하면서 발생하였습니다. 아래 보시다시피, 레밍즈 2는 따로 있거든요. 그래서 레밍즈 2가 어떠한 작품을 일컫는 지에 대해서 많은 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편과 동일한 기능들에, Tame, Crazy, Wild, Wicked, Havoc 각각 20 스테이지씩 총 100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Holiday Lemmings - 1993
개발: DMA Design
유통: Psygnosis


시그노시스 사는 X-Mas Lemmings라는 제목으로 1991년과 1992년 각각 4스테이지짜리 레밍즈 데모를 발표하였습니다. 이전 레밍즈와 동일한 시스템으로, 단지 배경 테마가 크리스마스 분위기였죠. 그리고 1993년에는 Holiday Lemmings라는 32 스테이지짜리 단독 게임을 발표합니다. 이는 동서게임채널에서도 "레밍들의 겨울 방학"이라는 제목으로 유통한 바 있습니다.


* Lemmings 2: The Tribes - 1993
개발: DMA Design
유통: Psygnosis


정식으로 "2편"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후속작 레밍즈 트라이브스. 이전과 여러 가지 시스템의 변화로 새로운 레밍즈 열풍을 몰고 온 작품입니다.

레밍즈 2편은 Highland, Space, Medieval, Outdoor, Egyptian, Classic, Sports, Shadow, Circus, Polar, Cavelems, Beach의 총 12 종족이 있습니다. 각각의 종족은 고유의 테마와 종족 특성에 어울리는 새로운 기능들을 선보입니다. 이전의 레밍즈가 기본 8가지 기능만 있었던 것에 반해, 2편은 무려 60개의 기능이 있습니다. 이전 작품이 지니고 있는 '전통적인' 기능들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가지 또 다른 점은, 12 종족 각각 10개의 스테이지가 있는데, 이전 스테이지에서 살아남은 레밍들이 다음 스테이지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 스테이지에서 최대한 많이 살려야 다음 스테이지에서 편하게 진행이 가능해집니다. 덕분에 이전작에서 필요한 수만 딱 구하고 나머지는 재미로 자폭시켜버리는 악취미(?)는 힘들어졌죠. ;)

한 가지 또 다른 점이라면, 이전에는 각 스테이지별로 '암호'가 있어 이어서 할 수 있도록 했는데, 2편부터는 세이브가 가능해졌다는 점입니다.


* The Lemmings Chronicles (북미) / All New World of Lemmings - 1994
개발: DMA Design
유통: Psygnosis


북미판과 유럽판이 제목이 달라 또한 게이머들을 헛갈리게 만드는 시리즈죠. 국내에서는 '레밍즈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동서에서 유통하였습니다.

많은 레밍즈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작품입니다. 레밍즈 3편으로도 불리는 이 작품은, 2편의 스토리를 이어, 12개의 종족이 거대한 비행선을 타고 '군도(The Archipelago)'에 도착하여 각각 1개씩 섬에 정착한다는 설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게임상에서 Classic, Egyptian, Shadow의 세 종족밖에 만날 수 없죠. 시그노시스는 이후 '확장팩'을 통해 나머지 9 종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고, 수많은 팬들이 확장팩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이는 결국 현실화되지 않았습니다. ㅜ.ㅠ

역시 이전 레밍즈와 비교시에 많은 것이 변화되었습니다. 그래픽적으로는 레밍들이 많이 커졌고, 이전과 달리 기능들이 분화되어, 길막기, 점프하기와 걷는 방향 바꾸기는 무제한으로 사용 가능하고, 땅파기나 길만들기는 화면에 도구들이 떨어져 있어, 해당 도구를 집어 든 레밍만이 사용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스테이지 수는 각 종족별로 30개씩 90개로 구성되어 있었고, 2편처럼 이전 스테이지에서 구한 레밍의 수가 다음으로 이어지는 형식이었습니다. 중요한 포인트로, 어마어마하게 편리한 리플레이 기능이 처음으로 구현된 작품이라는 점이 있죠. 한 스테이지를 거의 다 해결했는데, 끝에서 사소한 실수로 말아먹은 경우, 전체를 다시 플레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리플레이로 자동으로 진행시키다가 끝 부분만 다시 할 수 있는 정말 편리한 기능입니다. 이외에도 하이라이트 기능이 추가되어 더욱 수월한 게임 진행이 가능하였죠.

개인적으로는 모든 레밍에게 점프와 방향 전환이 가능하게 되어 난이도가 레밍즈 시리즈에 어울리지 않게(?) 쉬워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만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 Lemmings 3D - 1995
개발: Clockwork Games
유통: Psygnosis


레밍들이 3차원이 되었다! 당시 유행하던 3D 게임의 돌풍 탓일까요, 레밍즈도 3D 버전이 나왔습니다. 레밍즈 1편에서 등장했던 기본 8가지 기능에, 방향 전환(Turner)이 추가되어 있었습니다. 총 100 레벨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전 작에서 편리하게 사용하였던 리플레이 기능과 하이라이트 기능이 유지되어 있습니다.

또, '버추얼 레밍'이라는 아주아주 재미난 기능이 있었습니다. 이 기능을 선택하고 원하는 레밍을 선택하면, 그 레밍의 시점에서 주변 환경을 보게 되는 기능이었는데요, 실제 카메라가 들어갈 수 없는 곳도 있었기 때문에, 이 기능은 몇몇 스테이지에서는 거의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뒤뚱거리며 앞 레밍의 뒷모습을 보고 쫓아가는 레밍이 되어 보는 그 재미란...^^

CD-ROM 전용으로 제작되었던 이 작품은, 미디 배경음악과 CD-Audio 중에서 선택이 가능했던 것도 특징이었습니다. 저는 가끔 게임 CD를 꺼내 CDP에 넣고 음악만 듣곤 했었죠. :)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지금까지 레밍즈 시리즈의 개발을 도맡았던 DMA Design과 결별한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 Lemmings Paintball - 1996
개발: Visual Sciences
유통: Psygnosis


이 작품은, 이전 레밍즈 시리즈와는 달리 액션성이 강해져, 상대 팀과 페인트볼 총싸움을 하여 상대의 깃발을 빼앗는 게임이라고 합니다. 이전 작품과 너무 달라진 관계로 저의 관심을 끌지 못하여, 직접 해보지를 않았기 때문에 그다지 드릴 말씀이 없군요.


* The Adventures of Lomax - 1997
개발: Psygnosis
유통: Psygnosis


이런 작품도 있었냐고요? 저도 사실 한번도 구경조차 해보지 못한 작품입니다. 국내에 유통된 적도 없었던 것으로 추측되네요.

이 게임은, 레밍들이 등장하는 '플랫폼' 장르의 게임입니다. 이 이상은 저도 잘 모릅니다. --a


* Lemmings Revolution - 2000
개발: Psygnosis
유통: Take Two Interactive


레볼루션은 레밍즈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나온 작품입니다. 각 레벨은 3차원의 원통 주변에 디자인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2차원으로밖에 이동이 불가능한, 절반의 3차원이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총 100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고, 일반 레밍, 물 위를 걷는 워터 레밍, 그리고 염산 위를 걷는 염산 레밍의 세 종류 레밍이 등장합니다. 사용되는 기능은 1편에서 이용되었던 기본 8개 기능이죠.

겉보기에는 이전 작들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예전에 편리하게 이용되던 리플레이, 하이라이트 기능이 사라지고 기능 선택을 함수키로 할 수가 없어 생기는 불편함에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상 한 시대를 풍미하던 레밍즈 시리즈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봤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이 게임을 구입하는 것은 중고 시장에서밖에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며, 해외에서는 DVD판이나 재발매판으로 윈도우용 레밍즈, 레밍즈 페인트볼, 레밍즈 레볼루션은 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잘 찾아보면 구작 레밍즈나 레밍즈 3D 정도는 물량이 간혹 등장하기도 하더군요.



* 올블로그 태그 : 게임 , 고전게임 , 레밍즈
by anakin | 2006/02/17 18:57 | PC 게임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0) |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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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80~90년대 오락실 at 2008/12/26 10:07

제목 : 컴퓨터와 게임에 대한 추억 #13 (1992년.. ..
음악이 정말 좋았던 레밍즈~ LEMMINGS.zip 카피해온 게임중 대박이던 레밍즈.. 멈추지 않고 무조건 전진하는 레밍들을 무사히 다음 스테이지까지 데려가야 하는 컨셉이 아주 독특했죠. 조그만 도트들로 이루어진 레밍들이 땅을 파고, 기어올라가고, 사다리를 놓고, 우산을 타고 내려오는 동작들이 신기하면서도 귀여웠습니다. 어떤 스테이지에서는 몇몇 레밍을 꼭 희생시켜야만 깰 수 있다는걸 알고 놀라기도 했는데.. 오락실에서 보던 지능개발이라는 광고문......more

Linked at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 Ed.. at 2009/03/24 17:27

... Puyo Puyo Fever 63 Lemmings "Armageddon!" 하아, 제가 너무나도 좋아했던 게임 시리즈인 레밍즈군요. 이 작품 시리즈에 대한 전체적인 소개는 제가 예전에 작성한 이 글을 참조하시기 바라고요, 이 실시간 퍼즐 게임 시리즈가 저를 사로잡았던 것은 게임 내용의 독특함도 있지만, 당시 마우스와 애들립 카드라는 최첨단(!) 하드웨어를 갖고 ... more

Commented by iris2000 at 2006/02/17 19:28
레밍즈의 역사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네요. 오오.. 감동의 물결이!
마치 불꽃놀이같던 자폭의 향연과 레밍즈의 배경음악이 문득 떠오릅니다.
Commented by at 2006/02/18 00:23
어려우셨을텐데.. 정리 잘 해주셨네요.
그나저마 레밍즈 1, 2 구하는것은 너무 힘들군요.
Commented by 킥스 at 2006/02/18 10:04
정말 궁금했던 사항인데 잘 봤습니다.
구해서 해볼까 생각중인데... 선뜻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네요.
Commented by anakin at 2006/02/20 14:39
iris2000 님 // 멋진 게임이죠. 배경음악이 정말 좋은 게임 시리즈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아마게돈은 말씀 듣고 생각해보니 화려한 면도 있었던 것 같네요. 게임 중에는 보통 절망 속에서 누르던 버튼이라 그렇게 못느꼈었는데 말이죠 :)
민 님 // 감사합니다. 레밍즈 1, 2 동서판은 정말 어디로 다 사라졌을까요;; 사실 이베이에서도 Lemmings 오리지널은 매물이 별로 없더라고요.
킥스 님 // 잘 보셨다니 저도 기분 좋군요. 정품은 구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중고 시장을 잘 보고 있으면 혹시 올라올지도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제이드군 at 2006/04/22 12:38
아주 잘봤습니다. 레밍즈에 관심있어하는데;;
Commented by anakin at 2006/04/22 22:45
제이드군 님 // 잘 보셨다니 다행이군요^^
Commented by 린민메이 at 2007/04/05 21:25
레밍즈하면 기억나는것이 세이브라던가 그런것이 전혀없어서 올클 하려면 컴을 그대로 며칠을 켜놓았던 생각이 나는군요.(...)

.hack//Goddess Is Forever, 스쿨드의 행운을-!!
Commented by anakin at 2007/04/06 09:45
린민메이 님 // 헉, 아니 그런 일이... 레밍즈 1편과 3D 레밍즈는 각 스테이지별로 코드가 있고, 그 이외 자동 세이브 기능 등이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Commented by 용감한쌤 at 2008/12/26 10:26
이번에 레밍즈 시리즈를 인터넷에서 구하면서 각 시리즈에 대해서 조금 구분이 되었는데.. 이 글 덕분에 더 명확한 사실들을 알게 되었네요. lomax라는 게임은 레밍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닉 비슷한 화려한 아케이드 게임이더라고요.. 레밍즈2도 이번에 처음 해봤는데 상당히 많이 변한 모습에 복잡함을 느끼며.. 지울까 하다가.. 조금 하다보니 스테이지마다 변하는 기술때문에 매력을 느꼈는데.. 60가지라니 정말 많네요. 레밍즈3D는 옛날에도 느렸지만 도스박스로 해봐도 느리고 적응이 잘 안되는데.. 다른 개발사의 작품이었군요. 이번에 레밍즈를 다시 해보면서 이 개발사는 레밍즈 이후 어떻게 됐을지 정말 궁금했는데 GTA개발사였다니.. 궁금했던점들이 다 풀렸네요^^
Commented by anakin at 2008/12/27 01:16
용감한쌤 님 // 즐겁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증이 많이 풀리셨다니 저도 보람이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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