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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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쉽 다운 (Watership Down)

'워터쉽? 물 위의 배인가? 다운은 또 뭐고? 배가 물 위에 떠 있다가 가라앉는 이야기인가?'

제가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에 제목에 대해 가졌던 의문이었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웃기지만.. ^^


얼마 전, 리처드 애덤스(Richard Adams)의 소설 워터쉽 다운(Watership Down)의 원서 소설을 오랜 탐색 끝에 구입하였습니다. 이 책, 꽤 오래전부터 사고 싶었는데, 국내 서점에서 수입한 곳이 없어서 구하지 못하고 있었죠.



이게 어떠한 책인지 전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조금 부가 설명을 덧붙이면, 워터쉽 다운은 영국 햄프셔(Hampshire)에 실존하는 곳의 지명입니다. "Down"이라는 단어는 옛날 영어로, "hill", 즉 언덕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애덤스는 그의 두 딸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동화가 너무 형편없어 "우쒸 내가 써도 이것보다 잘 쓰겠다!"라며 홧김에 책을 내팽개쳤는데, 그의 딸들이 "그래요, 아빠 정말로 써 봐요."라고 해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뒷 이야기가 있습니다. --a 앞 이야기는 약간 과장한 것이고, 실제로 애덤스는 자동차 여행을 다니며 딸들에게 자신이 만들어 낸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었는데, 그것이 이 소설의 기반이 되었다고 하네요.

이 책의 또 한 가지 특징이라면, 주인공이 '토끼'입니다. 지나친 간략화긴 하지만, 이 책은 분명 '토끼들의 여행과 모험 이야기'입니다. --a


이런 사실을 알고 나면, 이 소설을 동화로 생각하기 쉽겠지만, 어린이를 위한 책일수는 있을지언정, 동화라 하기는 조금 어려울 듯 싶네요. 우선, 길이 면에서 4부, 총 50 챕터의 묵직한 분량을 자랑합니다. 또, 주인공들은 의인화된 토끼들이 아닙니다.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서 서로 말(영어;;)을 할 수 있을 뿐, 그들은 토끼의 외모, 사고, 그리고 습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사실적'인 토끼들이죠. 애덤스는 심지어 라핀(Lapine)이라고 하는 토끼들의 용어까지 만들어 내어, 이러한 현실성을 뒷받침합니다. 또 각기 강한 개성의 다양한 인물, 아니 토끼들의 등장으로 단 한 명의 주인공을 정하기 힘들 정도로 풍성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책은 13번 7번이나 출판사에서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출판되고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고, 1972년에는 카네기 메달(Carnegie Medal)까지 받았다니 참 묘하죠. :)


실존하는 워터쉽 언덕을 구경하고 토끼들의 여행을 함께 하고 싶으신 분께서는 이 사이트에 한 번 가 보시기 바랍니다. (via gaya 님 글)

* 2006/01/26 추가: 애덤스 자신이 쓴 서문에서 출판사에서 7번 거절당했다는 말이 있어 숫자를 변경합니다.

덧글

  • 지한 2006/02/15 11:18 # 삭제 답글

    이 책은 예전에 드라마 로스트에서 소이어가 읽고 있었던 그 책 아닌가요? 언제 한 번 읽어 봐야겠네요. :)
  • anakin 2006/02/15 13:01 # 답글

    지한 님 // 제가 드라마를 거의 안봐서 잘 모르겠네요. --a 여튼 이 책, 재미있습니다. 기회 되면 꼭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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