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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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2005)

King Kong (2005)
감독: 피터 잭슨 (Peter Jackson)
주연: 나오미 왓츠(Naomi Watts), 잭 블랙(Jack Black), 에이드리언 브로디(Adrien Brody), 앤디 서키스(Andy Serkis)
상영시간: 186분


이하 내용은, 영화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므로 스포일러에 예민하신 분은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고백컨데, 저는 1933년 오리지널 킹콩이나, 1976년 리메이크판 킹콩 어느 쪽도 본 적이 없고, 킹콩에 공룡이 나오는 것도 몰랐고, 킹콩에 영화 감독이 주요 인물로 나온다는 것도 몰랐고, 이 영화가 인간과 고릴라간의 사랑 이야기인 줄도 몰랐습니다. 저는 킹콩 하면 닌텐도의 Donkey Kong 게임이 먼저 떠오를 정도였으니까요;; 뒤집어 말해, 킹콩에 대해 정말 생판 모르고 '재미있다더라'는 말만 듣고 가서 봤습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정말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3시간이 넘는 긴 영화를 지루하지 않고 몰입해서 볼 수 있게 만들어 낸 감독의 역량이 놀랍습니다. 뭐, 반지의 제왕 찍느라고 "긴 영화" 만드는 것에는 이제 도가 튼 것일지도요 ^^ (확장판 세 편을 이어서 보면 11시간이 넘는다죠;;)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화려한 비주얼이었습니다. 처음 영화 시작에서 1930년대의 뉴욕 거리 풍경, 끝없는 바다를 지나 처음으로 해골섬에 도착했을 때의 그 웅장함, 끝없는 정글이 뿜어내는 천연의 힘, 함께 노을을 바라보는 거대 고릴라 콩과 앤 대로우(나오미 왓츠 분), 빌딩 꼭대기에서 보이는 맨하탄 거리와 아름다운 새벽의 태양, 등. 정말이지, 눈이 참으로 즐거운 영화였습니다. 또, 여기에 덧붙여 주연 배우들이었던 나오미 왓츠, 잭 블랙, 에이드리언 브로디 모두 탄탄한 연기로 풍성한 볼 거리를 뒷받침하였죠.


하지만, 배경이 아무리 멋지더라도, 주요 볼거리가 시시하다면 그다지 좋은 영화라 할 수 없겠죠? 그런 면에서 콩의 얼굴 연기를 한 앤디 서키스에게 정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 거대한 덩치를 지닌 놈이 저렇게 귀여워 보이다니요, 하하. 과거 반지의 제왕을 찍을 때에, 서키스의 연기에 감명받은 피터 잭슨 감독이 그를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로 올리려 하였지만 100%영상화된 배우는 후보 선정이 될 수 없어서 거절당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이 영화에서도 반지의 제왕의 골룸 못지않은 뛰어난 표정 연기를 보여줍니다.


마지막 던햄의 대사인 "It wasn't the airplanes. It was beauty killed the beast."는 미국 영화 협회에서 최고의 영화 대사 84위로 선정하였던, 오리지널 킹콩에 그대로 들어있는 명대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영화의 자막은 이것을 의역을 해서 바꿔버렸던데, Beauty and the Beast를 '미녀와 야수'로 직역하듯이, 그냥 "미녀가 야수를 죽인거지"정도의 직역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아, 피터 아저씨, 이제 찍고 싶었던 영화 찍었으니, 부디 호빗도 영화화 해 주세요~ ㅠ.ㅜ


마지막으로, 영화 중반 이후, 원주민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거죠?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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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비니루 2006/01/20 23:51 # 답글

    특히 해골섬 시퀀스는 정말 오랜만에 손에 땀을 쥐고 봤어요.
    피터 잭슨 영화들을 보면 이전 작품에서 얻은 것들이 다음 작품에서 슬쩍슬쩍 자연스레 나타나 놀랍고 부럽고 그래요.
    앤디 서키스는 표정도 표정이지만 몸짓 연기도 정말 뛰어난 것 같고, 암튼 물건입니다 킹 콩.
  • 비니루 2006/01/20 23:52 # 답글

    그리고 애드리언 브로디 호리호리한 와중에 은근히 탄탄한 몸매 매우 멋지더군요. 흠흠.
  • anakin 2006/01/21 23:09 # 답글

    비니루 님 // 그러게, 정글 들어간 이후로 어찌나 긴박감이 넘치던지, 나도 완전 숨죽이고 봤었지.. 브로디의 캐릭터는 의외로 멋지던걸. 극작가가 완전 슈퍼히어로 수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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