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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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온 날 잡담

1. 제가 다니는 학교는 산 기슭에 있습니다. 게다가, 제가 다니는 과의 건물은 그 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 산 중턱에 있죠. 뭐, 아랫 동네보다 교통비가 많이 든다든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늘 춥다든지, 학교 내의 다른 곳을 가기가 무지 힘들다든지, 이런 것은 그래도 견딜 수 있습니다. 헌데, 오늘같이 눈이 쏟아지는 날에는, 버스가 들어오지 못한다는 건, 정말 화나네요. -_- 제가 학교에 꾸준히 다녔던 기간이 다 합치면 약 4년 반인데, 이런 식으로 학교가 고립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여튼, 오늘도 학교 갔다가 한 밤중에 30분 정도의 시간동안 쏟아지는 눈을 헤치며 걸어 내려왔습니다. 학교 도로에 올라왔다가 눈 때문에 꼼짝 못하는 버스들을 지나, 미끄러운 작은 언덕을 넘어, 왼쪽에 넓은 풀밭을 두고, 기숙사 쪽에 있는 학교 후문을 통과하고도 한참 내려와, 드디어 버스가 드나들 수 있는 곳에 도착하여 마을 버스를 타고 전철역까지 왔습니다. 달밤의 체조..가 아니라 완전 달밤의 산행이군요.

그래도, 오늘은 내려오면서 사고난 차량은 한 대도 보이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저번에는 여기저기 미끄러운 눈길에서 제어가 불가능하여 서로 들이받은 차들이 곳곳에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a


2. 오늘같이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은, 화씨(Fahrenheit)의 눈오는 날씨가 생각나네요. 집에 무사히-_- 들어온 후 생각이 나서 게임을 띄우고 조금 진행했습니다. 현재 한 번의 엔딩을 보고, 못 해본 것들을 이것저것 해보느라 느릿느릿 두 번째 진행중입니다. 대부분의 어드벤쳐에서는 (혹시 있을 힌트들을 전부 찾기 위해) 모든 대화 옵션을 소진하고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화씨에서는 보통 나온 대화 옵션에서 절반 정도밖에 선택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죠. 그래서 전에 못 보았던 대사들 들어보고, 전에 선택 못했던 것들도 이것저것 해 보고, 중간의 게임 오버 화면들도 보고... 재미있군요. :) 이렇게 진행하며 한 중반 정도 온 것 같습니다. 최종 엔딩 장면 3개 중에서 두 개는 봤으니, 이제 마지막 한 가지만 보면 대강 게임의 웬만한 부분은 다 즐기게 될 것 같군요.


3. 눈이 중요한 역할로 나오게 될 영화, 나르니아 연대기의 첫 편인 사자와 마녀와 옷장이 문득 생각납니다. 이번 달 말 (또는 올해 말)에 개봉할 텐데, 꼭 보고 싶은 작품이네요. 영화가 재미있어 보인 것 보다는, 제 인생에 있어 정말 빼놓을 수 없는 책인 나르니아 연대기의 영화화니까요. 또 최근에 보았던, 아름다운 겨울 풍경이 등장했던 영화 '이터널 선샤인'. 그러고 보니 이 영화에 대한 감상, 정리한다 정리한다 하다가 아직도 못 했군요. 언제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a


4. 그래도, 쏟아지는 눈을 보고 있노라면 언제든 즐거워집니다. 제가 군대에서 눈 치우는 작업을 한번도 안 해봐서일까요? 대신 잡초만 보면 치가 떨리는 것은 어째서일지.. --;;;

덧글

  • agrajag 2005/12/04 20:50 # 삭제 답글

    아 어쩐지 저희 동네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산기슭, 넓은 잔디밭, 기숙사 옆에 후문, 마을버스..
  • 바스티안 2005/12/04 22:03 # 답글

    아나즐, 너도 어서 MBC 폐지 서명운동에 동참해라~
  • anakin 2005/12/04 22:34 # 답글

    agrajag 님 // 헛.. 그런가요? 맞을 수도 있고, 뭐 비슷한 다른 곳일수도 있겠고요.. ^^
  • 사과주스 2005/12/09 21:03 # 답글

    한국은 눈이 많이 왔다지요. 갑자기 눈이 보고 싶네요. 나니아 연대기도 매우 기대되고. 빨리 개봉했으면 좋겠어요 :)
  • anakin 2005/12/10 02:38 # 답글

    사과주스 님 // 으음, 눈은 보기만 하는 건 저도 좋은데요;; 한밤중의 눈보라 뚫고 산행은 좀 그렇더군요;; 저도 나르니아(이게 익숙해서 나니아라고 하면 이상하네요 --) 개봉하면 꼭 볼겁니다 ^^ 어떤 작품이 나왔을지 참 궁금해요. 나르니아 보시면서 눈 구경 충분히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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