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QIX 프로젝트 취소되었네요
http://www.kqix.com/home.php

지난 90년대, 루카스아츠(LucasArts Entertainment Company)와 함께 어드벤쳐 게임의 양대 산맥을 이루었던 시에라 온라인(Sierra On-Line, 이후 Sierra Entertainment)사의 대표작이며, 가장 많은 팬들을 지니고 있던 킹스 퀘스트(King's Quest) 시리즈. 이 게임의 성공으로 인해 시에라는 어드벤쳐의 명가로 떠오를 수 있었고 이후 Police Quest, Space Quest, Leisure Suit Larry 등 수많은 시리즈를 내 놓으며 90년대 어드벤쳐 게임의 황금기를 구가하였습니다.

모두 오래 전 이야기군요. 오늘날, 롱기스트 저니(The Longest Journey), 사이베리아(Syberia) 등의 성공으로 '어드벤쳐는 죽지 않았다!'라는 말이 나오긴 했지만 루카스 사와 (Vivendi Universal에 팔린) 시에라 사에게 있어서 90년대의 황금기는 단지 과거 이야기일 뿐이었습니다. 수많은 팬들이 이전 작품들의 속편, 거기까지가 아니더라도 관련 판권을 양질의 정통 어드벤쳐를 만들 의지가 있는 회사들에 판매하기를 애원하였지만 그들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그래도 팬들의 의지는 강력하였습니다. AGS라고 불리우는 어드벤쳐 게임 제작 엔진을 통해 수많은 인디 어드벤쳐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이 중에는 루카스/시에라의 어드벤쳐 게임의 팬 리메이크도 있습니다. AGS를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각자의 엔진을 이용하여 팬 게임을 제작하는 노력은 끊이지 않고 있었죠.

그 중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가 KQIX: Every Cloak has a Silver Lining 프로젝트였습니다. Phoenix Online Studios라는 비영리 팀에서 시작한 것으로, 킹스 퀘스트의 비공식 속편으로 제작되고 있었습니다. 약 2년 정도 진행되어 온 대형 프로젝트로, 3D 그래픽에 음성까지 지원하는, 여느 상용 어드벤쳐 못지 않은 스크린샷과 데모 영상으로 많은 어드벤쳐 팬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었고, 올 겨울 첫 에피소드가 발표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에라를 구매한 비벤디 유니버설에서 해당 게임의 개발을 중지를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왔다고 합니다. 첫 에피소드의 발표를 눈앞에 둔 이 시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팬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죠.

게다가, 더욱 황당한 것은 아마존의 게임 검색 페이지에 가 보면 Space Quest Compilation, King's Quest Compilation, Leisure Suit Larry Compilation, Police Quest Compilation 등의 과거 게임들에 대한 모음판이 발매 예정작으로 버젓이 올라와 있다는 것입니다.

비벤디 홈페이지의 포럼을 보면 화난 팬들의 '비벤디 게임 절대 사지 않겠다!'는 글들이 보이는군요.


비벤디 측에서는 모음판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이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자신들이 개발하지도 않았던) 구 게임들을 새로 팔아서 돈을 벌 생각이라면, 그 팬들을 적으로 돌려서 얻는 것이 과연 무엇일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루카스의 어드벤쳐 신봉자인 관계로 시에라의 어드벤쳐를 광적으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KQIX의 데모 영상을 보고 무척 감명을 받은지라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정말 실망스럽군요. 일단 사이베리아 엔딩이나 봐야겠습니다. :(

2005/12/31 추가: 이후 다시 KQIX 프로젝트가 살아난 이야기는 '되살아난 Silver Lining 프로젝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by anakin | 2005/10/10 19:41 | PC 게임 | 트랙백 | 덧글(4) |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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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aysix at 2005/10/11 23:56
과거 게임들의 재발매 계획이 있었군요. 그런데 뭔가 좀 애매합니다. 'KQIX 프로젝트'가 재발매판과 제로섬 관계로 맞서기보다는 서로를 북돋워 주는 관계로 맺어질 가능성이 더 커 보이는데 말이죠. 왜 막아 버린 것일까요? 새로 유입되는 게이머층보다는 올드층에게 어필하는 아이템일 테니, 원판 그대로를 원하는 사람들이 구입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어차피 구입하지 않을 사람이니 역시 상관이 없을 테고... 그렇지 않을까요? 여하튼 두고 보면 알겠지요.
Commented by anakin at 2005/10/12 18:34
saysix 님 // 예, 말씀대로 이 두 가지는 서로 윈-윈 관계일 듯 싶어요. 양쪽 모두 과거 어드벤쳐 게임에 향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좋아할 것들이고, 한쪽을 했을 경우 반대쪽에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비벤디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Phoenix Online Studios에서는 2년간의 노력이 그냥 물거품이 된 것에 대해서 이성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Commented by judis at 2005/12/31 00:03
비벤디가 또 한건햇죠 ^^. 거의 완성작이엿는데 아쉽네요. 그리고 동영상으로 케이블 tv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비영리 단체에서 만들엇다고 하지만 그 퀄리티가 너무도 좋아 "아 저런 게임 없을까?"라고 생각하여 인넷을 찾아보앗을때
비영리단체서 만들엇다고하여 대단하다고 생각햇는데 . 역시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듯 합니다..
Commented by anakin at 2005/12/31 12:52
judis 님 // 으앗;; 이 이야기 이후 후속 스토리가 있는데, 그동안 제가 바뻐서 미처 글로 남기지를 못했거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KQIX 프로젝트는 다시 살아났습니다. :) 비벤디 측에서 제목을 변경하고 프로젝트 진행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하네요. 자세한 것은 나중에 글로 더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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