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에피소드 3 두번째 감상
본 것은 사실 두 주 전이지만, 기말 기간에 도저히 짬이 나지 않아 이제서야 감상을 간략히 적어 봅니다.

첫 번째 감상 때보다는 조금은 마음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처음 감상 때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제대로 영화를 감상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용산 cgv 5관, 화면 정말 크더군요. 그 커다란 화면에 잡티 없는 디지털 상영을 보고 있노라니... 정말 영화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메가박스 1관보다는 음악은 좀 작게 들렸던 것 같은 느낌도 있더군요. 화면이 워낙 커서, 상대적인 감각의 차이가 일으킨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요.


처음 감상때는 정말 정신 못차리고 반쯤 넋이 나간 상태에서 봤는데, 그 동안 이전 작품들도 '복습'하고, 다른 분들이 올리신 감상문도 읽고, 처음 감상때보다는 영화에서 한 걸음 떨어진 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헌데, 그렇게 해도 마냥 좋게만 보이니 이거 원... --a 아무리 사람들이 줄거리의 어색함에 대해 불평해도 저는 그저 만족스럽기만 하고, 아나킨의 갑작스런 '악으로의 회귀'에 대해 안 좋은 평가를 해도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이기만 하고, 맥그리거의 무감정한 연기에 대해 불만을 토로해도 그저 슬프게 느껴지기만 하네요.
한편으로는 '네놈이 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스타워즈 골수 팬이었다고 (저는 스스로에 대해 스타워즈의 골수 팬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냥 너무 좋은 것이, 제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적응이 잘 안되는군요.


감상 후에 다시 돌려 본 오리지널 3부작과 프리퀼 1, 2부, 그리고 '클론 워즈'까지... 전체 스토리를 이어 주는 가장 중요한 연결 고리가 완결된 지금, 그 작품들을 보는 느낌은 또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루크가 바라보는 하늘에 떠 있는 타투인의 두 개의 태양, 루크에게 아버지에 대해 설명하는 오비완의 그 자조 섞인 음성, 의미심장한 사제 대결 제 2라운드, 아버지의 고백 '내가 니 애비다', 다스 베이더의 과거를 모두 알고 있는 요다가 루크에게 하는 말들, 꼬마 아나킨이 파드메에게 건네는 말들, 아나킨을 처음 본 요다가 하는 말들, 아나킨과 오비완의 때론 정감 섞인, 때로는 티격태격하는 대화들, 슈미의 죽음, 아나킨과 파드메의 금지된 사랑, 그리고 넬반 행성의 동굴 속에서 아나킨이 보게 되는 영상...

제 마음을 가장 흔들었던 장면은, 시리즈의 '진짜' 마지막인 에피소드 6의 결말부였습니다. 황제가 루크를 다크 사이드로 굴복시키려는 시도를 하는 장면을 보면서, 에피소드 3에서 아나킨이 굴복하는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루크의 저항이 정말 너무도 감동적으로 다가오더군요. 무지막지한 괴력의 포스 라이트닝을 맞으며 괴로워하는 루크(근데 루크는 황제와는 달리 피부가 노화되지는 않더군요 --a)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베이더의 심정 변화, 그리고 황제의 최후. 가면을 벗겨 달라고 요청하는 베이더의 말을 듣고 어찌나 뭉클하던지... ㅠ.ㅜ



스타워즈... 처음에는 그 흥행 여부를 예측할 수가 없어 감히 '에피소드 4'라는 명칭조차 달지 못하고 나왔던 초라한 영화에서,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이며, 그 세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수많은 열혈 팬들을 양산해 낸 신기한 영화가 되기까지... 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이 영화에 그토록 열광하게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저를 이 영화에 이토록 빠져들게 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에피소드 3는 분명, 스타워즈라는 시리즈의 가장 커다란 비극을 너무도 잘 서술해 내었고, 이로 인해 프리퀼 시리즈의 공화국의 번영 시대는 더욱 그리운 시대가 되고, 오리지널 시리즈의 저항군의 활동은 더욱 필사적이고 감동적이 되었으며, 마지막 황제의 죽음과 제국의 파멸은 정말 고난을 딛고 일어선 최고의 승리요, 끝도 없는 어둠의 구덩이에 빠져 있던 한 인물의 기적과도 같은 갱생에 관한 눈물겨운 드라마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뒷 얘기를 먼저 만들어 버린 바람에 앞 이야기랑 아귀가 안 맞는 부분이 곳곳에 있더라도, 또 스토리 작가(루카스)의 고집으로 엉뚱한 이야기의 변화들로 인해 좀 억지성 이야기가 중간중간 있더라도, 등장 인물들의 성격이 충분히 관객에게 드러나지 않고 어색한 대사들이 곳곳에 있는 프리퀼 시리즈가 있더라도...

스타워즈는 저에게 있어 결코 잊을수 없는 감동을 준 작품으로 남을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사족.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정말 더 보고 싶은데, 요즘 기말 프로젝트로 완전히 정신이 없어서 성공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군요. --a
by anakin | 2005/06/17 18:40 | 영화관련 멋대로 떠들기 | 트랙백(1) | 핑백(1) | 덧글(4) |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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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相顯 at 2005/06/18 15:15
...이런 말씀 드리기는 좀 뭣하지만, 저는 스타워즈가 뭐가 재밌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_-;
물론 옛날에 에피소드 4부터 즐겼던 사람은 아니고 에피소드1이 나왔을 때 호기심에서 한 번 보고 '이게 뭐지?' 하다가 후속작인 에피소드2를 보고 OTL을 확정지어버렸답니다.
하지만, 저야 이해는 못 하지만 이렇게 빠져들 수 있는 규모가 큰 영화물에 열광할 수 있는 분들을 보면 부럽다고 느끼기도 하죠. 저도 언젠가는 그런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되겠죠. ^^
Commented by anakin at 2005/06/18 17:40
相顯 님 // 하하 괜찮습니다^^ 이번 스타워즈 3편 개봉으로 인해 스타워즈 팬들이 절대 '주류'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거든요. --a (그래도 반지 팬들보다는 좀 더 주류에 가깝긴 하겠지만요)
프리퀼 시리즈는 아무래도 오리지널 3부를 보신 분들이 아니면 그다지 매력적인 영화는 아닌 것 같아요. 오리지널을 관객이 알고 있다는 가정 하에 영화가 전개되기 때문에, 각 캐릭터들의 성격이 충분히 전개되지 못하고 스토리 진행 위주로 나가는 감이 없잖아 있거든요. 그래서 원래 인물들에 대해 애정과 관심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그런 감정을 키우기가 좀 힘든 감이 있죠.
그리고 사실 저는 상현 님의 피아노 곡들에 대한 조예가 꽤나 부러운걸요. :)
Commented by santana at 2005/06/27 22:28
지난 일요일 프리퀼 3부작과 오리지널 3부작을 이어서 봤어요. 스타워즈 시리즈는 아주 어릴때부터 극장,비디오,TV로 뜨문뜨문 봐 왔었는데 이렇게 몰아서 보니 정리가 좀 되더군요. 뭐, 솔직히 저에게 스타워즈 시리즈는 눈을 즐겁게 만드는 오락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만, 28년이라는 긴 간극탓에 진한 향수를 느끼기엔 충분한 작품이 되버렸네요.
Commented by anakin at 2005/06/28 12:54
santana 님 // 헛;; 그렇게 한꺼번에 보면 엄청 길텐데요;; 하긴 일본에서는 이번에 6편의 영화를 연속으로 상영하는 극장이 있다고 하네요. 총 상영 시간이 14시간 정도였던 거 같아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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