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lunarsix.egloos.com



판타지아 (1940) 중 '전원'

Symphony No.6, Op.68 "Pastoral" 교향곡 6번 "전원" (1808)
Ludwig van Beethoven 루드비히 반 베토벤 (1770~1827)



베토벤의 9개의 교향곡 중 유일하게 5악장으로 되어 있는 곡입니다. 또 유일하게 각 악장에 대해 베토벤 스스로가 설명을 적어 놓은 곡이기도 하죠. 이 작품을 작곡할 때에 그는 Heiligenstadt(읽을 줄을 몰라서요 --;;;)라는 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는 도심지인 이 곳이 당시에는 단순한 시골 동네였다고 합니다. 베토벤은 자연을 굉장히 좋아했고, 또 시골 풍경 속을 산책하는 것을 무척 즐겼습니다. 이 사실은 그가 지인들에게 남긴 여러 편지를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미 청력을 상당히 잃어버린 당시의 그에게는, 신경써서 뭔가를 듣지 않아도 되는 자연 속이 더 편하게 느껴진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곡의 다섯 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Allegro ma non troppo. (The Cheerful Impressions excited on arriving in the Country 시골에 도착했을 때 느끼는 유쾌한 감정)
아름다운 1악장입니다. 부제에 적혀 있는 대로 이 악장은 시골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즐거움을 그린 악장입니다. 그래서인지 베토벤 특유의 힘찬 스포르잔도가 그다지 보이지 않고, 목관과 현악의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2. Andante molto moto. (Scene by the Brook 냇가의 풍경)
시냇가의 전경을 묘사한 느린 악장으로 퍼스트 바이올린과 목관이 멜로디를 연주하고 세컨 바이올린과 첼로가 흐르는 냇가를 묘사하는 듯한 반주를 합니다. 곡의 마무리 즈음 가서 나오는 플룻, 오보와 클라리넷의 새소리 연주는 베토벤이 선사하는 보너스와 같은, 아주 재미있는 악상이라 생각됩니다. 클라리넷의 일명 '뻐꾸기' 솔로로도 불리더군요. 비슷하죠? ^^
3. Allegro. (Merry Gathering of the Country Folk 시골 사람들의 즐거운 모임)
시골 사람들의 춤을 묘사하는 빠른 악장입니다. 전체적으로도 목관의 활약이 많은 전원 교향곡이지만, 특히 이 3악장에는 오보의 왕! 솔로가 있습니다. 중간에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클라리넷 소리도 절대 놓치지 마시고요^^ 오보의 솔로를 호른이 받으며 2 박자 계열의 춤곡으로 현악기가 답례합니다. 그러고서 한 번 더 반복하고 갑작스런 분위기 전환이 되며...
4. Allegro. (Thunderstorm 폭풍)
...4악장으로 이어집니다. 마치 오케스트라 전체가 폭풍우가 된 것처럼 강렬하고 빠른 악장입니다. 직접 들어보시면 그 파워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5. Allegretto. (The Shepherd's Song; Glad and Thankful Feelings after the Storm 양치기의 노래; 폭풍이 끝난 후의 감사하는 마음)
폭풍우가 걷히고, 호른이 다시 조용해 진 무대에 등장합니다. 아까의 파괴력은 온데간데 없고, 이제 모두들 감사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시작하죠. 메인 멜로디를 여러 악기가 서로 주고 받으며, 절정부로 향합니다. 다시 조용해 진 가운데, 목관과 호른이 다시 메인 멜로디를 연주하고 곡은 의외로 간결한 결말을 맺습니다.


전체적으로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 강조를 위해, 목관, 호른, 첼로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교향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5악장 형식도 상당히 특이하죠. 일반적인 4악장 교향곡 형태에, 3악장 미뉴에트 후 '폭풍' 악장이 하나 추가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듯 싶습니다.


판타지아에서는 원곡에 단지 전원적인 것보다 더욱 깊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 각종 신화 속의 동물들과 신들을 등장시키는 애니메이션의 줄거리를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과대 해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외국의 어린이들은 유니콘, 페가수스, 반인반마 등의 모습에 익숙할 것이기에 우리보다는 이 작품을 더 친숙하게 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해가 떠오르는 아침, 유니콘들이 넓은 들판을 뛰어갑니다. 그들이 만난 것은 파이프를 부는 반인반양. 이어서 넓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우아한 페가수스들이 등장합니다. 아직 어린 검은 녀석은 나는 데에 익숙치 않아 여러 시행 착오 끝에 날 수 있게 됩니다. 페가수스 무리가 모인 호수에서 화면은 이동하여 블랙 아웃 하고, 음악은 2악장으로 넘어가며 강가에서 목욕중인 여인들을 보여줍니다. 아, 자세히 보니 이들은 사람이 아니라 반인반마군요. 날개를 달고 있는 요정들과 함께 한가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멀리서 남성 반인반마들이 달려오는 것이 보이고, 여성들은 치장을 시작합니다. 반인반마들은 각자 서로에게 어울리는 짝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헌데, 짝을 찾지 못한 반인반마가 한 명 있군요. 그를 보고 한숨을 쉬는 요정들. 그런데 그들의 표정이 밝아집니다. 저쪽에 역시 짝을 찾지 못한 여성 반인반마를 한 명 발견한 것입니다. 플룻과 클라목관의 '뻐꾸기' 솔로를 연주하며 둘을 서로에게 이끌어 주는 요정들.

반인반마들의 축제는 흥겨운 3악장으로 이어집니다. 포도주를 빚는 흥겨운 잔치, 오보의 왕솔로와 함께 이미 흠뻑 취한 주신이 검은 유니콘을 타고 등장합니다. 흥겨운 춤의 무대가 이이지고 정신없이 취한 주신은 유니콘을 끌어안고 키스하고 맙니다. 갑작스럽게 몰려오는 먹구름과 함께 내리는 소나기와 함께 4악장이 시작됩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폭풍과 번개의 신의 위용 앞에 주신은 열심히 도망가는 수밖에 없군요. 그만큼 폭풍의 신의 힘은 위대합니다. 계속되는 혼란 속에 번개로 인해 포도주를 주조하던 통도 부숴지고 마네요. 다행히, 피곤해진 폭풍의 신은 잠을 청하고, 반인반마의 피리 소리와 함께 다시 평화로워진 가운데, 고요하게 5악장이 시작됩니다.

비 온 뒤의 땅이 더 굳는다고 했던가요, 하늘에는 아름다운 무지개가 떠오르고, 주신은 포도주보다도 향긋한 무지개빛 술을 마십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페가수스들과 요정들은 무지개를 타고 놀죠. 모두들 아름다운 석양 앞으로 모여들어 태양신과 인사를 하고, 그렇게 하루는 저물게 됩니다. 아름다운 검은 밤의 베일이 하늘에 드리우고, 모두들 조용한 가운데 잠을 청합니다. 하늘에는 달의 여신이 별로 밤 하늘을 수놓고, 그렇게 이 곡은 다시 지휘자 스토코브스키의 뒷모습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혹시나 해서 한 마디 덧붙이자면, 판타지아에 등장하는 여러 곡들의 많은 부분이 길이 문제상 원곡보다 짧게 잘려 있습니다. 특히 전원의 경우 비슷한 음악의 반복이 많고 원곡의 길이가 상당히 길기 때문에 더 심한데요, 원곡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전체 곡이 모두 연주된 음반을 구해서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

덧글

  • 相顯 2005/03/16 23:46 # 답글

    전원 교향곡만큼은 정말 좋아하는 음악 중 하나지만, 판타지아라는 만화영화는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군요. :)
  • anakin 2005/03/17 00:25 # 답글

    相顯 님 // 판타지아.. 나름대로 멋진 시도를 하였던 작품이지만, 사람들에게 그다지 인기를 끌지는 못한것 같네요. --a 여튼 저는 꽤 재미있게 보았어요. ^^
댓글 입력 영역